KBS-TV <미녀들의 수다> 일본인 유학생 발언 '일파만파'

(서울) 조은미 기자 (오마이뉴스) = "나랑 같이 자면 수업에 아예 안 들어와도 성적을 주겠다."

지난 25일 밤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중인 일본인 사가와 준코가 대학 때 교수에게 성희롱 당한 경험을 고백해 파문이 일고 있다.

준코는 방송에서 "수업에 빠졌더니 담당 교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며 그 교수가 "'일본인은 한국 여자보다 남자랑 잘 잔다며? 나랑 같이 자면 수업에 아예 안 들어와도 성적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준코는 이어 "알고보니 나뿐만 아니라 동남아 학생들에 (그 교수가) 똑같은 이야기를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제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 출연자들이 '한국에서 성희롱 경험을 당한 적이 있느냐'는 것. 이날 방송에서 밝히진 않았지만 준코가 다닌 대학은 한국외대.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문제가 된 교수는 한국외대 교수가 아니라 한국외대 연수원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계약직 강사로 드러났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정확히 한국외대 교수나 전임강사는 아니"라며 "확인 결과 계약직 강사로 지금도 연수원에서 근무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강사에 대한 징계 여부는 미지수다. 한국외대측은 "준코랑 통화해 (문제가 된 교수가) 누구인지 확인했고, 일단 그 강사한테도 사실을 확인중"이라며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계약직 강사라 일단 계약 상황과 학교 교원징계위 회부 규정을 확인한 뒤 단호히 조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외대는 이날 오전 긴급 처장단 회의를 열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준코 "방송 나가도 상관 없다" 밝혀

<미녀들의 수다> 하태석 PD는 "준코한테 방송 전에 확인했고, 학교쪽에도 실제 그런 분이 있는지 확인했다. 교수가 아니라 강사로 안다"며 "준코만이 아니라 그런 피해자가 많았다"고 밝히며 준코의 발언을 방송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측에 확인한 걸로 알려진 <미녀들의 수다> 담당 작가는 "방송 즉석에서 이 이이야기가 나왔고, 녹화가 끝난 뒤 본인에게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 작가는 "준코 본인이 방송 나가도 상관없다고 말해서 방송이 나갔다"고 덧붙였다.

<미녀들의 수다> 하 PD는 "우리가 특정인을 거론한 것도 아니고, 사실 확인을 전혀 안 하고 방송한 게 아니"라며 "(방송) 내용으로 보면 본인들이 실제 경험했던 일을 이야기하는데, 준코가 당한 일만 편집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대학 교수가 어쩌면 그럴 수 있느냐"며 분개한 네티즌들이 준코가 다니는 걸로 알려진 외대 홈페이지로 몰려가 한때 접속이 폭주했다.

'성희롱' 파문에 휩싸인 한국외대 관계자는 "외대 교수나 강사중에서 지금껏 성추행 관련 징계 받은 사례도 없고 징계위에 회부된 일도 없는 걸로 안다"며 "이번 일로 명예가 실추돼 학교측이 빠른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