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박근혜 지지 표명... 김유찬 <이명박리포트> 출간

(서울) 최경준 기자 (오마이뉴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두바이로 떠나는 9일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이 전 시장은 이날 밤 11시경 출국, 6박 7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와 인도 델리, 벵갈루루를 방문한다. '파워코리아 미래비전 정책탐사'의 일환이라고 한다. 지난해 10월말 독일(한반도 대운하)과 11월초 일본(국제과학비즈니스도시)을 다녀온 지 5개월만이다.

이 전 시장측은 "이번 방문은 경제분야 핵심 공약인 '747 비전'(7% 성장·4만달러 소득·7대 선진국)의 실행프로그램을 구체화하고, FTA 체결에 따른 국가비전을 가다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외유가 '정책 행보'라는 의미 외에 국면 전환용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측으로부터 제기된 전방위적 검증공세와 경선룰 공방 등에서 벗어나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 지지율 1위 주자로서 5월초 당내 경선 후보등록을 앞두고 한 템포 쉬어가자는 배경도 있다

그러나 그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출국을 앞둔 이 전 시장의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김유찬 "오비이락 원, 오비이락 투"

이날 낮 12시경 대선 경쟁자인 박 전 대표는 해외로 떠나는 이 전 시장에게 맞불이라도 놓듯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3단계 평화통일론'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두 시간 뒤, 박 전 대표의 기자회견 장소(프레스센터) 바로 2층 위에서는 이 전 시장의 비서관 출신인 김유찬씨가 이 전 시장의 과거행적을 공격하는 <이명박리포트>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김유찬씨는 '이 전 시장이 출국하는 날 출판기념회를 연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단지 오비이락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전 대표가 조금전 같은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아느냐'는 질문에도 "역시 오비이락 투"라고 받아 넘겼다.

같은 시각 상도동계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서청원 전 대표는 여의도에 있는 박 전 대표의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일련의 상황이 이 전 시장의 출국 당일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조해진 특보는 "각자 개인적 사정과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선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일일이 말할 입장은 못된다"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뿐"이라고 애써 외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