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위원회 3대 2로 부결...반대자들 '환호'

(올랜도) 김명곤-한지숙 기자 = 현재 미국의 상당수 지방자치 도시들이 불체자를 고용하는 고용주들을 처벌하는 '반이민' 법안을 속속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플로리다 팜베이 시는 이와는 다른 결정을 내려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펜실베니아 해즐레튼 시는 불체자들을 처벌하는 엄격한 법안을 승인한 바 있다.

팜베이시 위원회 고위 관리들은 지난 18일 여러 시간에 걸친 토론과 논쟁끝에 시의 불법 이민자들의 고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거부했다.

<올랜도 센티널> 18일자에 따르면, 불법 이민자들을 고용한 사업주들을 처벌하는 팜베이시 법안은 존 매지오티 시장, 도나 브룩스, 팻 우다드 위원이 반대하고, 앤디 앤더슨, 에드 제이어 위원이 찬성, 3대 2로 부결되었다.

'반이민 법안' 부결에 일제히 환호

토론 및 투표가 진행된 회의장은 정원을 가득 채웠고, 많은 사람들이 회의 내용을 듣기 위해 인접 복도에 서 있었다. 투표는 오전 12시 45분께 간단히 끝나고 결과가 법안에 대한 부결로 나타나자 법안을 반대해 온 사람들은 시청 밖에서 환호했다.

완다 메디나 목사는 무릎을 꿇고 “하나님, 우리는 당신의 사람으로서 서 있기 때문에 이 순간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도시에 씨를 뿌리고 자라서 열리는 열매를 보기를 원합니다.”라고 기도했다.

법안에 반대한 시의원 브룩스는 팜베이의 다수 주민들이 그 법안을 반대했기 때문에 자신도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을 제출한 시의원 앤더슨은 "나의 제안은 인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법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많은 상처를 입었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당초 앤더슨은 시의회에서 인접한 인디언 리버 카운티에서 이주하는 멕시코 이민자들의 유입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발언했으며, 이 발언을 계기로 팜베이의 불법 이민자들 고용에 대한 논쟁이 표면화되었다.

결국 앤더슨은 범죄와 테러에 관련된 불체자의 처벌과 취업허가서가 없는 노동자에 대한 고용을 경범죄로 처리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하였다. 법안이 몇 차례의 개정을 거치면서 고용 위반에 대하여 350~500불까지 벌금을 부여하는 안이 추가되었으며, 사업체가 이를 위반할 경우 입찰 권리를 박탈하고 사업면허를 정지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이번달 초 제출된 이 법안은 시의회에서 일단 4대 1로 승인을 받은 바 있다. 18일의 투표는 브레바드 카운티 내의 9만명이 거주하는 팜베이 지역 이민자들을 둘러싼 두 달 간의 논쟁이 정점에 이른 시점에 이루어졌다. 이 지역은 약 8,760십명의 히스패닉과, 51퍼센트의 푸에르토리코계 미국 시민권자로 구성되어 있다.

법안 반대자-옹호자 간 격렬한 거리 논쟁

한편 이에 앞서 법안의 반대자들은 로마 카톨릭 성모교회에서 시의회까지 행진하면서 왜 이번 법안이 해로운지를 설명했다. 자신을 플로리다 이민 3세대라고 소개한 팜베이 주민 민디 스톤은 “나는 이 법안이 이 지역사회의 수준을 재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 돈 와스머씨는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 “우리나라는 교활한 적들에 의해 매일 침입 당하고 있다.”라면서 “미국인이 말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는 이러한 침입이 멈추길 원한다.”고 말했다.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법안의 지지자들은 많은 히스패닉 군중들을 비난했으며, 행진 도중 내린 비 또한 계획된 철야 촛불집회를 방해했다. 한때 법안 지지자들과 옹호자들간에 긴장이 고조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와스머와 리사 자스쿨스키 같은 지지자들은 불체자들이 사업경쟁을 불공정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들이 미 이민법을 우습게 여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자스쿨스키는 "법안은 합법적인 직원을 고용한 사업체에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건설업에서 지붕을 만들고 벽을 치장하고 전기를 배선하는 사람들이 모두 불체자들에게 일거리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멜본의 한 시민권 변호 그룹의 사무엘 로페즈 같은 지역 리더는 "이 법안은 모든 이민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지역사회에 불필요한 분할만 조장할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