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쿠르드족-국회의장에 수니파 등 안배

(마이애미) 안태형 기자 = 이라크 의회가 지난 22일 수상직을 포함하여 새 정부를 책임질 일곱 명의 국가요직 담당자를 선출하면서 4개월 동안 지속되던 무정부상태를 종결했다.

이라크의 혼란상황을 수습할 수상직에는 다수당인 시아파의 자와드 알말리키가 선출되었으며, 대통령직에는 쿠르드족인 자랄 탈라바니, 국회의장직에는 수니파인 마흐무드 알메쉬헤다니가 각각 선출되었다.

부시행정부는 말리키의 선출을 크게 환영했다. 캘리포니아를 방문 중인 부시대통령은 <워싱턴 포스트> 22일자에 “자유의 적들은 오늘 큰 타격을 입었으며, 이라크인들이 이룬 이 역사적 업적으로 미국은 앞으로 더욱 안전해질 것”이라면서 새 정부 출범을 축하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워싱턴에서 이라크의 새정부 출범이 이라크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신임수상 말리키는 업무를 잘 처리할 수 있는 강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혼란상황 호전될지는 아직 미지수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새 정부의 출범이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사이의 권력분배가 이라크의 혼란상황을 종결시키고 미군철수에 기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상황이 호전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말리키는 앞으로 한 달 내에 군대, 경찰, 국가석유 부문 등을 담당할 주요 장관직을 임명 할 예정이지만 이 과정도 그렇게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같은 날 이라크에서 다섯 명의 미군이 전사했을 정도로 이라크의 혼란 상황에 급 반전이 이루어 지지는 않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작년 12월 15일 최초의 의회선거가 치뤄졌으나 선거부정과 당시 수상이었던 이브라힘 알자파리의 자리보전 문제 등으로 인해 새정부 출범이 지금까지 지연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내전상태에 달하는 분파간 분쟁으로 인해 수천 명의 이라크인들이 사망했다.

지난 20일 자파리는 수니파, 쿠르드족, 심지어는 시아파 일부로부터 퇴진압력을 받고 임기연장을 결국 포기했고 그 다음 날인 21일, 시아파 고위층은 50대 중반의 말리키를 새 수상으로 임명했다.

말리키는 22일 시아파 전원의 지지를 받은 후, 탈라바니 대통령, 두 명의 부통령, 메쉬헤다니 국회의장, 두 명의 국회부의장 등과 함께 의회 인준을 받았다. 수니파와 쿠르드족은 말리키가 과도정부 수상이었던 허약한 자파리와 달리 힘있게 정부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