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판매 장소 관계 없이 연방 허가 취득해야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 정부가 총기와 관련해 새로운 방침을 내놓았다. 추후 총기 판매상은 총기 판매 장소에 상관없이 연방 허가를 취득해야 하고 또 총기 구매자는 반드시 신원조사를 거쳐야 한다.

연방 법무부는 11일 이른바 ‘총기 전시회의 허점(Gun Show loophole)’을 끝내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총기 판매와 관련해 “사업에 종사한다(engaged in the business)”는 의미를 명확히 해서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총기 “사업에 종사”하기 위해선 연방 정부에 등록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총기 전시회에서 총을 파는 사람들 일부가 총기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분류가 안 되었기 때문에 연방 정부 허가 없이도 총을 판매할 수 있었다. 또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사 요구도 피할 수 있었다.

이제 총기 판매와 관련한 상업 활동 유형을 더 자세히 명시하게 된다. 따라서 총을 단 몇 정 판매한다거나, 판매하는 총이 개인 소장품이라는 이유로 허가 없이 판매하는 것이 금지된다. 총기 전시회나 온라인 등에서 총기를 판매하는 사람도 총기 판매점과 동일한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갈랜드 법무장관은 11일 “새 규정에 따르면 총기가 인터넷, 총기 전시회, 또는 일반 상점에서 판매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이윤을 목적으로 총기를 판매하는 경우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신원조회도 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해당 규정이 나오게 된 배경은 지난 2022년 6월 제정된 ‘초당적 더 안전한 지역사회법’이다. 이 법은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를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새 규정은 곧 연방관보에 게재될 예정이며, 30일 간의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미국에서 현재 약 2만3천 명이 무면허 총기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규정은 연간 수만 건의 총기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는 밝혔다.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대형 총격 사건이 급증했다. 특히 총기로 인해 사망한 어린이의 수는 2021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새 규정은 “가정 폭력범과 중범죄자의 손에 총기가 들어가는 것을 막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회는 “이제 보편적인 신원조회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에 의회에서 거의 30년 만에 의미 있는 총기 규제법이 마련됐지만 더 강력한 총기 규제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