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관계 없이 대출금 이자 2만 달러까지... 미 언론 "선심성 공약"

(올랜도=코리위클리) 김명곤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일 대선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매디슨을 찾아 수천만 명의 학자금 대출자들을 위한 대출 탕감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대학 학위는 여전히 중산층으로 가는 티켓이지만, 그 티켓이 너무 비싸지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오늘날 너무 많은 미국인, 특히 젊은 사람들이 대학 학위를 받는 대가로 지속 불가능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노동자와 중산층이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는 일이 너무 부담스러워졌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새로운 계획에 따르면 소득에 관계없이 대출금 이자를 최대 2만 달러까지 탕감받는다. 그 외 정부는 다양한 조치를 통해 400만 명 이상의 채무를 전액 탕감하고, 1천만 명에 대해서는 최소 5천 달러를 탕감하게 된다.

백악관은 이번 탕감 계획의 수혜자가 최소 2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전에 발표한 탕감 계획 수혜자까지 합하면 총 3천만 명이 넘는 채무자의 채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내놓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인당 최대 2만 달러까지, 총 4300억 달러 규모의 연방 학자금 대출을 탕감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6개 주가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이들 주는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이 의회를 통과한 법이 아닌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추진된 점을 문제 삼았다. 또 이 계획이 주의 세수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대출을 제공하는 주 정부 기관의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대법원은 작년 6월 바이든 대통령의 탕감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의 근거로 삼은 이른바 ‘영웅법(HEROES Act)’은 교육부 장관에게 4300억 달러 규모의 새 학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수립할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학자금 부채 탕감 계획은 권한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소액의 부채를 탕감해 왔다.

이번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공화당이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고, 실제로 시행에 들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단 새 계획의 일부만 11월 대선 전에 시행된다.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재선을 위한, 이른바 ‘선심성 공약’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 유권자 70% 이상이 학자금 대출 탕감 문제가 2024년 대선에서 ‘중요’ 또는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가 젊은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학자금 대출 탕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쪽에서는 학자금 탕감에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새 계획으로 비용이 얼마나 들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비평가들은 새 계획이 인플레이션을 가중하고 수십억 달러의 연방 부채를 추가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계획으로 대출자들의 막대한 빚을 덜어줌으로써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