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판단 시기상조, 약제 시장 지속 성장하면 영향 있을 듯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최근 등장한 혁신적인 비만치료제들이 식당과 식품점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까. 비만 치료제의 상당수는 식욕을 억제하기 때문에, 특히 비만 인구가 많은 미국의 경우 비만치료제가 장기적으로 식당이나 식품점의 매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추정은 마냥 상상적인 것만은 아니다.

오젬픽과 같은 OLP-1 약제는 제2형 당뇨약으로 체내 혈당 조절과 함께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서 이들 약제는 배고픔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랜도센티널>은 최근 몇몇 시장 분석가들이 다든 레스토랑의 최고 경영자인 릭 카드에게 비만 치료제의 영향을 따져보기 위해 최근의 실적을 물었다고 전했다. 다든 레스토랑 소유의 올리브가든은 고객을 끌기 위해 '무한 브래드스틱(빵)'을 제공하고, 종종 '무한 파스타'와 같은 정책도 한시적으로 내놓고 있다.

카드 최고 경영자는 분석가들의 질문에 "모든 서비스는 가족 및 친구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식사"라며 어느 특정인의 식당이 아니라는 뜻의 답변을 냈다. 또 그는 레스토랑이 몇 년 동안 많은 메뉴를 개발해왔으며 "사람이 아무리 식욕을 억제한다 한들 여전히 먹어야 하고, 우리는 변함없이 식당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다든 레스토랑은 올랜도에서 뿌리를 내린 올리브 가든 외 롱혼 스테이크하우스,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바하마 브리즈, 시즌 52 등 수많은 식당 체인을 거느리고 있는 기업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비만치료제의 영향에 대해 월마트의 의견도 구했다. 월마트 미국 최고경영자인 존 퍼너는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쇼핑객들사이에서 '약간의 소비 감소'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레스토랑과 소매 업체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소비 변화 추이를 말하기에는 때가 너무 이르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샌디에이고 기반의 레스토랑 분석가인 존 고든은 "그것은 소비자 이야기가 아니라 월스트리트 이야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약제가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사업체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대략적인 윤곽이 잡히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시카고 기반의 소매업체 컨설팅 기업인 맥밀란 둘리틀(McMillanDoolittle)의 아만다 라이 디렉터 역시 분석가들의 진단은 예비적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고 여긴다. 그러나 라이는 식욕을 억제하는 약제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 잡화를 함께 취급하는 월마트나 타깃 보다는 퍼블릭스처럼 식품 주력 사업체가 영향을 더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라이는 비만치료제 관련 사안은 식품 회사들이 그들의 제품을 계속 혁신해야 할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퍼블릭스의 마리아 브루 대변인은 분석가들의 질문에 대해 "비만치료제와 식품 소비의 상관 관계 이론을 자사에 연관시키거나 지지할 수 있는 직접적인 데이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퍼블릭스는 미 남동부에 1350개, 플로리다에 859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살 빼는 주사제 열풍'으로 약제 공급 딸려

한편 <연합뉴스>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비만치료제를 공급하고 있는 미국 일라이 릴리와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 등 두 회사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획기적인 치료 효과가 알려지면서 수요가 밀려들고 있지만, 주사제 생산시설 구축은 오랜 시간을 요하기 때문이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사의 위고비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734%나 급증했다. 비만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당뇨치료제 오젬픽의 매출도 56% 증가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 인근에 생산시설을 갖춘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역시 수요가 늘어나 공급이 지연됐다. 이 회사는 노보 노디스크를 따라잡기 위해 기존 생산시설의 능력을 높히고, 또다른 공장도 건설 중이다.

전문가들은 오젬픽과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주사제는 제조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공급 부족을 해소하려면 경구용 제품이 출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일라이 릴리는 현재 경구용 비만치료제에 대한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