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70% '가계 지출 증가', 23%만 수입 증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인들의 가계 지출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미국인 11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가운데 약 7명이 1년 전보다 가계 지출이 더 늘었다고 답했다. 1년 전과 비슷하다는 응답률은 22%, 1년 전보다 줄었다는 대답은 8%에 불과했다.

미국인들의 가계 지출이 늘어난 것은 소득 증대에 의한 것이 아닌 것이었다. 응답자들 가운데 1년 전보다 수입이 늘었다고 답한 사람들은 23%에 불과했다.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률은 48%, 오히려 줄었다는 응답도 28%에 달했다.

가계 빚과 저축 상황을 보면 더욱 어두운 면이 나타난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4명은 1년 전보다 가계 빚이 늘었다고 답했다. 4명은 비슷하다, 2명은 줄었다고 답했다. 가계 저축과 관련해서는 응답자 가운데 거의 절반인 48%가 1년 전보다 줄었다고 답했다. 36%가 비슷하다고 답했다. 1년 전보다 저축이 늘었다고 답한 응답률은 15%에 불과했다.

가계 빚에 대한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인 52%가 신용카드 빚이 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10명 가운데 4명은 자동차 대출로 인한 빚이 있다고 답했다. 학자금 대출 빚이 있다는 응답률은 23%, 그리고 의료비 빚이 있다는 응답률은 24%였다.

소득 증가 없이 지출 늘어

전반적으로 보면 다수의 미국인이 소득 증가 없이 지출은 늘었고, 저축은 줄어든 상황이다. 미국인들은 자신의 재정 상태에 대해서 평균적으로 양호하다는 응답률은 54%였다. 좋지 못하다는 응답률은 45%였다.

하지만 소득 수준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응답률에 꽤 큰 차이가 난다. 연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인 경우, 재정 상태가 양호하다는 응답률은 70%에 가까웠다. 하지만 5만 달러 이하는 양호하다는 응답률이 38%에 불과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국가 경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은 부정적인 측면이 강했다. 즉 국가의 경제 상황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률이 73%로,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률 27%를 압도했다. 특히 공화당에서 이런 시각이 두드러졌다.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이 경제 상황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도 과반인 54%가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더 높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이 5천 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65%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