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황색 몸체에 최대 4인치까지 자라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자이언트 여치가 플로리다 전역에서 매스컴의 관심을 받고 있다. 몸집이 커서 '황충(로커스트)'으로 오해받기 쉽지만 정식 학명이 'Romalea microptera'인 메뚜기 속 여치이다. '이스턴 러버 그래스홉퍼(Eastern Lubber grasshopper 이하 러버)로 불리는 이 왕여치는 보통 봄부터 시작해 연례적으로 나타나는 곤충이며,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시기는 10월과 11월이다.

이 곤충이 유달리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는 비단 크기 뿐만이 아니다. 러버의 몸체는 짙노란색이 섞인 강렬한 색깔이어서 보는 이에게 다소 위협감을 줄 수 있다. 성숙기에는 수컷과 암컷의 길이는 2.5에서 4인치에 이르며 암컷이 수컷보다 큰 편이다.

UF/IFAS 정보에 따르면, 러버는 플로리다에서 발견되는 70여종의 여치 중 하나이며, 몸집이 큰 만큼 파괴적일 수 있다. 러버는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여치이며 플로리다 등 미국 남동부가 원산지이다.

러버는 4월 즈음에 출현해 봄철 내내 식물을 갉아먹고 여름에는 성체가 되어 땅 속에 알을 낳기 시작하는데, 보통 소나무 가장자리 등 습기가 적절한 곳이 부화장소이다. 그리고 알들은 이듬해 부화해 생식 순환을 다시 시작한다. 어린 성체는 검은색 몸체에 붉은색이나 오렌지색 줄을 지녀 러버가 아닌 다른 메뚜기 종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새끼 곤충은 5회 정도 허물을 벗으면서 점차 강렬한 노란색을 띄게 된다.

러버의 색깔은 다양하지만, 황색 바탕에 검은색 무늬가 있는 것이 가장 흔하다. 이 밝은 색깔은 잠재적인 포식자에게 자신을 내버려 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알리는 이른바 경계색이다. 송충이 독처럼 이 곤충도 자신이 섭취하는 식물에서 독소를 격리시키고 합성시킨다. 그리고 실질적인 위협을 받았을 때 나선형의 몸체 측면에서 끔찍한 냄새가 나는 독성 거품을 내뿜을 수 있고, 포식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독소를 6인치까지 뿌릴 수도 있다.

러버는 날개는 있으나 날지는 못하고 뒷다리가 길지만 그렇게 잘 뛰지도 못한다. 대신 서서히 움직이면서 이 장소에서 저장소로 혹은 식물 등 사이를 이동한다. 러버라는 이름도 게으르거나 어설프다는 뜻의 오래된 영어 단어 'lobre"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러버는 기어올라가는 데 능통해 연한 이파리를 먹기 위해 나무를 타고 올라가기도 한다.

러버는 38개과 식물의 100종 이상의 식물을 먹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들의 주둥이 부분은 활엽수(넓은잎 나무) 이파리를 먹는 데 가장 적합해 관상용 식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엽수와 감귤류 식물을 먹고 살지만 편식을 하지 않은 만큼 한 식물을 완전히 파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들도 특별히 좋아하는 식물이 있다. 만약 러버가 아마릴리스, 백합, 수선화 등 백합과 식물을 발견한다면 이들 식물들은 이파리는 물론 줄기까지 잃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정원에서 러버가 발견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부 환경보호가들은 러버가 일으키는 식물 피해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그저 신기한 곤충을 잠시나마 감상하라고 장려한다.

이 왕여치가 싫다면 잔디를 깎을 때 잔디와 자연지(소나무 지역 등)의 경계 부분을 말끔히 다듬고, 미성숙 단계에서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봄철에 어린 여치가 눈에 띄면 손으로 잡아 비눗물에 넣으면 죽는다.

만약 손으로 잡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방제용 미생물 제품인 스피노사드를 사용하여 미성숙 단계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천천히 작용하지만 효과적이며, 미생물 제제이기 때문에 애완동물과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곤충 제거용 살충 미끼는 모든 단계에 적용할 수 있지만 살충제인만큼 제품 설명서의 지시를 잘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