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최대 50만 리터... 중국 강력 반발, 한국은 용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단지 안에 저장 중인 오염 처리수를 24일부터 바다에 방류한다고 발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가 회의가 끝난 뒤 “원자력규제위원회 승인에 따라 도쿄전력(TEPCO) 측에 신속하게 오염수 처리수 방류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전하고 “날씨와 바다 조건이 허용하면 8월 24일부터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일본은 오염수 처리수를 하루 최대 50만 리터를 방류한다. 도쿄전력 측은 22일 기자회견에서 24일부터 시작될 첫 번째 방류에서 약 17일 동안 방류량이 총 7800 세제곱미터(입방미터)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단지 안에 있는 오염수 처리수는 대략 134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저장된 이 오염 처리수는 올림픽 규격 수영경기장 약 500개를 채우기에 충분한 분량이다.

최근 기시다 총리는 방류 문제와 관련해서 바쁜 일정을 보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에서 열린 미한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지난 20일 바로 후쿠시마 원전에 들러 오염수 희석·여과 시설을 둘러봤다. 이어 21일에는 어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오염수 처리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다시 구했다. 이 자리에서 어민단체 관계자들은 방류를 확고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어민단체들은 22일 정부 발표가 나온 뒤에도 다시 성명을 내어 오염수 처리수 방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한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는 하시모토 히로코는 <로이터> 통신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다른 많은 나라가 방류가 안전하다고 했고, 이걸 믿는다”라면서 “하지만 일본 정부가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는 어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뭔가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오염수 처리수 방류와 관련하여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을 자의적으로 바다에 버린다"고 가장 강력하게 비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다는 인류 공동자산이지 일본이 마음대로 핵에 오염된 물을 버리는 곳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이징은 해양환경과 식량 안전, 공공보건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후쿠시마현과 도쿄도 등 일본 10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홍콩도 22일 오염수 처리수 방류 일자가 나오자 일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조처를 즉각 발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22일 "일본 측의 방류 계획상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그간 한국 정부는 오염수 처리수 방류를 사실상 용인한다는 자세를 보여왔다. 22일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수십 명이 모여 오염수 처리수 방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IAEA 측은 22일 IAEA 요원들이 앞으로 방류 현장에 있으면서 거의 실시간으로 관측 자료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환경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우선 오염수 여과 과정에 잘못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세계 바다가 이미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에 직면해 있는 시기에 일본 정부가 수십 년 동안 해양환경을 의도적으로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키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22일 도쿄 총리관저 앞에서는 오염수 처리수 방류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