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위기감... 러시아, 핀란드 접경에 병력 강화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설 74주년을 맞은 4일 핀란드가 31번째 나토 회원국으로 공식 합류했다.

나토는 1949년 4월 4일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12개 나라가 ‘북대서양조약’에 서명하면서 출범했다. 초창기에 터키와 그리스, 분단 상태였던 서독이 가입했고, 30여 년 만인 1982년 스페인 가입 후 큰 변화 없이 이어지다 1991년 소련 붕괴 후 동유럽 국가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췄다.

핀란드는 나토 출범 후 지금까지 군사적 비동맹과 중립 입장을 유지하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감행하자 안보 위기를 느낀 핀란드는 북유럽의 이웃 국가 스웨덴과 함께 나토 가입 절차를 밟아왔다.

핀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 가운데 러시아와 가장 긴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와 핀란드 접경 길이는 약 840마일에 달한다. 서울에서 부산 거리(240마일)의 3배 이상인 셈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3일 기자들에게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함으로써 피하고자 했던 바로 그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잘 훈련되고 정비된 핀란드 군대가 동맹에 합류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줄곧 나토의 확장을 경계해왔다. 특히 전쟁 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며, 서방이 러시아 국경을 향해 이른바 ‘동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런데 70년 이상 중립국의 지위를 지켜온 핀란드가 도리어 나토에 가입하는 결과를 낳았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푸틴 대통령이 나토를 약화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에 들어갔지만, 결과는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핀란드 접경 지역에 병력 강화" 경고

러시아는 즉각 나토가 핀란드에 어떠한 추가 병력이나 장비를 파견하면 핀란드와의 국경 근처에 병력을 증강하고 군사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나토 회원국은 핀란드와 모의 훈련 등을 위해 일부 병력을 배치하기도 했으나, 나토 지도부는 당장 핀란드에 주둔을 강화할 계획은 없다고 말해왔다.

이런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 정부의 요청에 따라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처는 미국이 하는 것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독일, 벨기에 등 나토 동맹국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주 전술핵무기에 이어 전략 핵무기까지 배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술핵은 제한된 영역에 사용하는 핵무기인 반면, 전략핵은 훨씬 광범위한 지역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다.

하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3일 푸틴의 발언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비난하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하는 일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러시아의 핵 태세에서 어떠한 변화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핀란드와 더불어 스웨덴도 나토 가입 절차를 밟아왔으나 스웨덴은 이번에 함께 가입하지 못했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기존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터키와 헝가리 의회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어 핀란드와의 동시 가입은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