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교육위원회 “주 의회의원이 개설안 냈다” 반대

한동안 플로리다 주립대(FSU)는 물론 주의회를 술렁이게 했던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지압) 학과 개설 문제(본보 1월26일자 보도)는 취소가 돼 일단 물건너 간 사안이 됐다.

28일 AP통신에 따르면 주 교육위원회는 지난 27일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카이로프랙틱 학과 건설계획과 관련해 “대학 교수진과 이사회에 의해 세워진 계획이 아니라 주의회에 의해 세워진 계획”이라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찬성 10표대 반대 3표로 내려진 이번 결정으로 공립대학에 관련학과를 세우고자 했던 카이로프랙틱 관련자들의 희망은 또 다시 뒤로 미루어 졌다.

대부분 교수들 반대

카이로프랙틱 학과 개설 계획은 지압요법을 통한 척추교정을 이른바‘사이비 과학’이라고 부르는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교수들로 부터 심한 반발에 부딪혀 왔다.

교수들은 플로리다 주립대학이 장차 점성학과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풍자적인 미래 지도까지 만들어 돌리는 등 야유했고, 이 사실이 플로리다주 언론들에 일시에 보도되면서 일반인들의 흥미를 더욱 끌게 되었다.

이에 카이로프랙틱 개설안에 사인했던 젭부시 주지사는 교수들이 유치한 일들을 벌이고 있다 며 더 이상의 논의 를 피하고 싶다는 의중을 비치기도 했다.

미 의학계 관심 집중 받아

지압치료요법계는 10여년동안 공립대학에 관련학과를 세우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번 플로리다 주립대의 계획은 전국적으로 최초의 일로 의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카이로프랙틱과가 공립대학에 개설된다면 이는 대체의학에 속하는 이 분야가 정식 의학분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편 주 교육위원회는 이번 결정을 ‘지압요법이 비과학적’이라는 주장을 검토해 내린것이 아니라, 관련학과 개설이 ‘주의회 의원의 주도에 의해’진행되었다고 강조, ‘승인 불가’결정을 내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보통 대학에서 신설학과 개설은 그 분야 관련 교수들에 의해 제안되며 대학 이사회에서 최종결정을 내리는 식으로 결정된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주 교육위원회의 드레멜 워튼은 “어떠한 프로그램도 대학 교수진들의 지지가 없이는 발전될 수 없다”며 그동안 있었던 의대 교수들의 카이로프랙틱과 개설 반대운동이 이번 결정에 영향이 미쳤음을 시사했다.

티케이 웨더렐교육위원은 회의 시작전 참석자들에게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새로운 학과 개설에 찬성 혹은 반대편에 섰던 사람중 어떠한 사람도 이 자리에 없다. 이번 회의는 카이로프랙틱과 개설 관련된 위원회의 입장을 결정하는 자리 라고 운을 뗐다. 그는 또 “개인입장으로는 카이로프랙틱과가 개설되기를 바라지만 무리해서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며 회의의 서두를 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또 그동안 관련학과를 공립학교에 세우기 위해 싸워왔던 미 카이로프랙틱계는 이번 결정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플로리다 카이로프랙틱 협회의 로비를 맡고 있는 잭 허버트는 “이번 결정은 잘못된 이유를 기반으로 내려졌다”며 “주 교육위원회는 환자의 치료와 향상된 의료 서비스를 고려하기 보다는 대학 설립 과정만 신경쓴 결정”이라고 비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플로리다내 전문대학 한 개

카이로프랙틱은 척추를 특정방법으로 다루어 통증을 줄이고 전반적인 건강증진을 이루는 요법으로, 대부분의 건강보험회사가 권장요법으로 승인하는 등 널리 인정받고
있다.

카이로프랙틱사가 되기 위해서는 4-5년에 걸친 강의와 실습과정을 거쳐야 한다.

카이로프랙틱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17개 카이로프랙틱 사설 대학이 있으며, 플로리다에도 2002년도에 팔머 플로리다 카이로프랙틱 대학이 오픈했다.

현재 미국의 모든 주는 카이로프랙틱원을 개업할 때 치료사 면허를 요구하고 있으며, 2003년도 집계에 따르면 플로리다에는 현재 4,687명의 치료사가 면허를 가진 사람이 있다.

의학계에서는 지난 110년동안 카이로프랙틱을 비과학적 이라 며 의학 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지나칠 정도의 강한 반발을 보내왔다.

이로 인해 1990년 제7 순회법원은 미국 의학 협회가 ‘카이로프랙틱을 의도적으로 말살하려 했다’는 판결을 내릴 정도였다.

이 때문인지 주 교육위원회 의장인 캐롤린 로버츠는 “나는 카이로프랙틱을 비롯한 모든 직업을 존경한다”며 “이번회의는 ‘지압치료의 가치’에 대한 회의가 아니었다”고 누누히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플로리다 카이로프랙틱 협회장인 허버트는 “이번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문제가 주 교육위원회까지 올라간것 자체가 카이로프랙틱으로는 사실 승리한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번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나는 이런 과정이 지압요법계의 평판에 흠집을 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A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편 카이로프랙틱과 개설안은 플로리다 주립대 출신이자 가장 혁혁한 기부자인 짐 킹 전 플로리다 상원의장에 의해 제안된 것이다.

학과 개설 찬성자들은 미국공립대학내 유일의 학과 개설 은 연방연구자금을 FSU에 집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학교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자들의 정통 학문의 요람인 대학의 명성을 망친다고 목소리를 높혀왔다. / 편윤석-최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