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2학년 수준으로 학점 인정받아

미 고교과정에 들어가면 일반 수준 과목외에도 '어너스(honors)' 과목과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과목 그리고 'AP(Advanced Placement)' 과목 들이 제공된다. 전국 고사나 주 평가시험 점수가 우수한 학생 그리고 학교 GPA(내신성적)가 높은 학생들은 교사의 조언아래 위에 열거한 보통 수준 이상의 과목들을 수강할 수 있다.

사실 IB과목은 학생들의 시야를 국제적으로 넓힌다는 취지아래 개발된 교육 프로그램 과정으로, 이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지역에서 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반해 어너스와 AP 과목은 일반 고등학교에서 널리 제공되고 있다.

어너스 과목은 일반 과목보다는 수준이 높으나 AP과목에 비하면 비교적 쉽고, GPA 가산점도 일반 과목과 AP 과목의 중간수준 정도이다. 또 어너스는 대학진학 후 수강 면제등 가시적 혜택은 없지만 대체로 우수한 학생들이 고급수준 과목으로 택하고 있기도 하다.

AP과목은 대학 1-2학년 수준

AP과목은 대학 1-2학년 수준의 기초 과목으로 이르면 10학년, 보통은 11∼12학년에 수강하게 되며, 학교에 개설돼 있는 학과목중에서 학생 능력에 따라 교사 추천을 받아 선택할 수 있다.

해가 거듭될 수록 미국의 많은 고등학교들이 AP과목을 증설해 가고 있다. AP과목을 이수한 후 해마다 5월에 시행되는 AP시험에서 3점 이상(1-5점)을 기록할 경우 대학 학점으로 인정받아 대학 다니는 기간과 비용을 감축시킬 수 있다. 즉 고등학교 과목과 대학 과목을 동시에 이수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또한 AP과목을 이수하면 대입 전형시 유리하다는 점도 AP의 인기를 더하고 있다.

AP과목에 적용되는 GPA 스케일이 달라 같은 A일지라도 보통 과목에서 A를 받을 경우 4점으로 환산되는 반면 AP 과목에서 A는 5점으로 인정돼 총 GPA를 끌어올릴 수 있다. 결국 높은 GPA는 대입사정시 유리한 결과를 안겨줄 뿐 아니라 AP과목을 성공적으로 이수했다는 사실도 역시 가산점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되자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AP 과목 이수를 점점 더 늘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AP과목을 수강하지 않았더라도 IB나 어너스 과목을 수강했거나 시험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AP시험을 치러 대학 학점을 얻을 수 있다. IB과목 또한 수강후 시험이 있으며 대학에 따라 시험을 통과한 과목에 대해 대학과목 이수로 인정해 주고 있다.

1955년부터 시작, AP과목 개설 학교 급증

AP 제도는 실력이 우수한 고교생들에게 대학 수준의 교과목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칼리지보드가 1955년부터 실시해 왔다. 1956년 몇몇 엘리트 공립학교나 사립고교에서 처음으로 도입했고 AP과목을 이수한 학생들은 대학에서 같은 과목을 수강하지 않아도 그대로 학점으로 인정됐다.

그러나 AP 과목이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고 어려운 과목을 공부한 학생은 그 성적 여하를 떠나 대학을 성공적으로 마칠 확률이 높다는 보고가 밝혀지면서 점차 일반 고등학교에서도 AP과목을 개설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개설된 AP과목은 19개 분야에서 총 35개 과목으로 전국 고등학교의 60%가 AP 과목을 제공하고 있다.

또 전세계적으로는 1만4,000학교가 커리큘럼에 AP과목을 포함하고 있다. 1960년 1만5,000여명이었던 AP시험 응시자는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20년 후인 1980년엔 10배인 15만명으로 그리고 2000년에는 그 10배인 150만명에 이르렀다. 반면 시험 난이도는 점차 강화돼 해마다 3점 이상을 얻는 비율이 1960년 75%에서 1980년 69%, 1990년 60%, 2000년 48%로 반비례하고 있는 추세다.

대학진학을 위한 내신성적 관리면에서 볼 때 일반과목에서 A학점을 받는 것보다 이들 과목에서 B를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AP과목을 수강하고 성적표에서 C를 받는 다면 일반과목과 GAP 와 같을 뿐 아니라 대입사정 시 이득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또 AP과목에서 C이하를 맞으면 일반클래스보다 더 낮은 점수로 책정된다. 결국 AP 과목서 C 이상을 받지 못한다면 차라리 일반 클래스에서 A를 받는 것이 차라리 낫다.

AP시험 수준 높아질 듯

사실 AP과목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교육 전문가들은 AP가 학문 도전이라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대학 진학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다. 또 고등학교에서 이수한 AP학점이 대학학점을 대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으며, AP과목을 이수했지만 아직 대학에서 배울 준비가 부족하다고 불평하는 측도 있다.

이 때문에 칼리지 보드의 AP시험 수준이 높아져 가고 대학의 요구 점수도 역시 높아져 가고 있는 듯한 분위기이다. 하바드와 같은 초일류대학은 AP시험의 최고 점수인 5점을 학점으로 인정한다고 공식 발표했고 타 대학들도 이같은 규정을 검토중에 있다.

그러나 대학 입학 사정관 들은 여전히 학생들의 AP과목 이수 여부를 학문에 대한 도전의식의 유뮤를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유명 대학을 고려하고 있는 학생들은 여전히 AP과목을 수강하고 있으며, 학교 카운셀러들도 이를 권장하고 있다. 대학측이 여전히 학생의 학문적 도전과 성취도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 최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