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서 우러나는 내용, 정확한 문법이 더 중요

대학을 지원하는데 있어서 가장 두려운 문제는 아마도 에세이를 쓰는 일 일것이다. 대학 지원자의 대부분은 이 에세이를 쓰는 과제를 무슨 꼭 해야 할 지겨운 일, 고문의 한 형태, 심지어는 숙제처럼 여기는 것 같다.

그렇게 여길 만도 하지만 학생들은 우선 에세이를 쓰는데 대한 생각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에세이를 쓰는 것을 입학 사정관에게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한 기회 내지 수단으로 생각해야 한다.

에세이는 입학 지원자의 작문 실력을 보자는 것이 그 주된 의도는 아니다. 대학 측에서 지원자를 개인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고등학교 때 성적도 같고 SAT 성적도 거의 비슷한 두 학생 중 한 학생은 대학에 붙었는데, 왜 한 학생은 떨어지는가? 그것은 성적이나 어떤 수치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 즉 에세이 같은 것을 통해서 파악되는 학생의 적성과 능력 때문이다.

대학 면접을 제외하고는, 에세이가 대학 지원 학생이 자신의 개성을 대학 측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다. 게다가 이미 준비된 일련의 질문들에 대답해야 하는 인터뷰와 달리 에세이를 쓰는 데는 써야 할 내용의 주제를 몇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세이를 쓰면서 학생은 자신의 장점과 내면 세계를 글로 충분히 표현해 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인터뷰와는 달리 에세이는 입학 사정관이 보고 또 볼 수 있다는 면이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지원 학생들이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좋은 점도 있다. 인터뷰 시에는 만일 실수를 하면 그 실수를 만회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에세이를 쓰다가 잘 못쓴 것은 고치고 다시 쓰면 된다.

에세이를 쓰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주제를 골라서 쓸 것이냐 하는 것이다. 에세이 제목 리스트를 보면 지원 학생 자신에 대하여 쓰게 되어 있는 제목은 반드시 한두 개 이상은 있다. 가령 "당신은 누구인가?""당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과 그 이유는?"과 같은 질문들은 지원 학생이 그 자신에 대해서 쓰도록 하기 위해서 고안된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들이야말로 지원 학생이 다른 지원자들과 구별된 특별한 자신만의 고유한 점들을 마음껏 입학 사정관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일단 어떤 주제에 대해서 에세이를 쓸 지 결정하고 나면 최대한도로 오랜 시간을 두고 그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보통은 답으로 쓸 말들이 많은 질문, 자기가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질문을 에세이 주제로 선택하기 마련이지만 더 깊이 생각하고 나서 쓰는 것이 좋다.

이 때 명심할 것은 대학교 측에서 듣기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에세이를 씀으로써 어떻게 질문을 마음대로 요리해보려는 얄팍한 생각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에세이를 읽을 입학 사정관을 신경 쓰기 이전에 될 수 있는 한 가장 진솔하고 정확한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 내는 것이 가장 좋다. 허구나 상상의 내용을 포장해서 쓰려고 하면 학교에서는 이미 알아차릴 것이므로 그런 인상 조차도 풍기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 면에서 에세이를 쓸 때 너무 웃기려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에세이를 쓸 때 유머를 넣지 말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에세이가 코미디 쇼의 오디션 내용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머를 쓸 필요가 있을 때 적절히 쓰는 것은 좋지만 너무 과도하게 쓰지는 말라는 것이다. 지원 학생이 자신의 장점을 가지고 튀는 것은 좋지만 학교의 관심을 끌려고 웃겨보려는 얄팍한 수를 쓰지는 말라는 것이다.

에세이를 다 쓰고 나서는 계속 해서 읽고 또 읽으며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제2의 세익스피어가 된 것처럼 쓸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마음에서부터 우러난 것 같은 내용,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그런 내용이어야 한다. 읽어가면서 (re-reading) 여백에 새로운 아이디어나 수정이 필요한 내용을 적어 넣는다.
그리고 나서 할 일은 철자나 문법적 오류를 고치는 수정의 과정(re-drafting)이다. 에세이의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철자나 문법적 오류가 전혀 없는 말끔한 문장을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차분히 에세이를 써야 한다. 그런 에세이만이 내용도 좋을 뿐 아니라 눈에 거슬리는 철자나 문법의 실수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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