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플로리다 한인회장이 교민여러분께 드립니다 -

한해를 다 보내고 12월이 되면 '아, 벌써 한해가 다가는 구나' 하고 너무도 빠른 세월을 원망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기도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묵은 해는 우리곁을 떠나고 새해는 멋진 포장을 하고 찾아와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고 새해를 멋지게 살아갈 마음으로 맞이하게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그 어느때 보다 요란하고 복잡하며, 미래가 전혀 보장되어 있지 않은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도처에 전쟁, 테러, 홍수, 지진, 살인, 유괴 등 무시무시한 위협들이 언제 우리의 삶의 터전을 덮칠 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위험한 순간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상에 미련을 두고 세상일에 쫓기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새해에는 바쁘게 살아가는 가운데에서도 뒤도 좀 돌아 보고 높은 하늘도 쳐다보고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도 주면서 걸어 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정보가 물밀 듯이 쏟아지는 인터넷 시대를 맞아 우리는 온 세계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의 출현으로 부부 사이, 부모와 자식사이, 친구와 친구 사이가 지극히 사무적이 되고 따뜻하게 나누는 대화의 결핍으로 우리는 외로움에 몸부림 치고 있다.

편리한 세상은 오히려 서로에게 '정'을 그리워하게 하고 옛것을 찾아 헤매게 하고 있다. 가족을 위하여 만드는 빵, 재봉틀에 앉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만드는 옷, 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그리고 친구와 주고 받는 편지, 또 동그란 식탁에 둘러앉아 가족 간에 나누는 대화, 이 모든 것이 그리워 지는 오늘이다.

또 넘치는 물량 속에서 새로 개발된 상품들이 우리의 눈과 감각을 마비시키고 있으며, 우리는 불필요한 물건들을 주변에 사들여 놓으며 절제없이 살아가고 있다.

골프채만 해도 그렇다. 장타를 장담하면서 새로 개발된 '드라이브'를 사두고는 몇개월이 지나면 그보다 더 장타를 자랑하는 또다른 상품이 나와 '조금 만 기다려서 구하여도 될 것을...' 하고 후회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너무 풍부해서 병이 생기고 너무 풍부해서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이 결핍되어 가고 있는 세상. 우리 모두 텅빈 공간 속에 세상것들을 채우기 보다는 '의미'를 채우면서 살아가게 되기를 다짐하는 한해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여자의 몸으로 이 지역에 한인회장이라는 지도자 자리를 지혜와 사랑을 바탕으로 잘 지켜 나가게 되기를 소원하는 마음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

정해년 신년에는 교민들 각 가정에 계획하는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축복 아래 이루어 지고, 한인 사회와 함께 손잡고 걸어 가는 멋진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한다.
/ 중앙플로리다 한인회장 이 미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