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들기 위해서는 9, 10학년 예비과정 이수 필수적
현재 미국 내 일부 고등학교에서 제공되고 있는 'IB 프로그램' 은 대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각 주정부가 도입한 학습촉진 프로그램(Acceleration Program) 중 하나이다.
고등학교내 있는 학습촉진 프로그램으로는 IB프로그램 외에도 'AP프로그램' '고등학교-칼리지 복합등록 프로그램(Dual Enrollment)' 등이 있다.
그러나 타 프로그램이 미국내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반면, IB 프로그램(이하 IB)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있는 프로그램으로 세계 어디서나 통일된 커리큘럼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 IB는 고등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IB는 엄격히 말하자면, 디플로마 프로그램, 중등과정 프로그램, 초등과정 프로그램 등 세가지로 나뉘어 있다.
이중 디플로마 프로그램은 11-12학년에 한해 제공되고 있는 IB의 최종 과정이며, 중등과정 프로그램은 11세에서 16세 즉,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1-2학년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한편 초등과정은 3세에서 12세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이를 도입한 교육구는 사실 많지 않은 상태이다.
IB는 영어, 외국어, 수학, 과학, 인문학 등 6개 영역에서 학생들이 도전적이면서도 심도높게 학습하도록 유도하면서 학생들의 지식 관점을 국제적으로 넓힌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로써 IB를 성공적으로 마친 학생들은 세계 어디서나 대학교육을 충분히 이수할 수 있다고 인증하는 디플로마(학위)를 수여한다.
스위스에서 처음 시작...플로리다주, 미국에서 'IB 운영' 가장 활발
IB는 각 나라 학생들의 대 학 수능 평가를 위해 1968년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발족됐다.
IB를 총괄하고 있는 이른바 국제학위협회(인터내셔널 베컬로리에잇 어거나이제이션·The 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는 현재 그 본부를 스위스 제네바에 두고 있으며, 영국 웨일즈의 카디프에는 커리큘럼 평가센터가 있다. 또 미국과 캐나다 지역을 관할하는 북미주 지부는 뉴욕에 소재하고 있다.
IB 본부 자료에 따르면, IB는 2005년 3월 현재 119개국 의 1,468개 학교에서 약 20여만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실 플로리다주는 미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IB를 운영하고 있는 주이다.
IB 단계중 최종단계인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내에서 IB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3월 현재 총 440개이다. 이중 플로리다주는 현재 40개의 학교에서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학교 수로 따진다면 캘리포니아주 52개 다음으로 높다.
그러나 2004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에 IB 디플로마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총 31,413명의 학생중 2,800명이 플로리주에서 이수하고 있으며, 이는 캘리포니아의 1,075명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를 기록, 학위과정 학생수로는 미국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다음으로는 콜로라도 697명, 뉴욕 487명 그리고 조지아주 339명 순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56,284명이 디플로마 과정에 있는 것을 볼 때, 플로리다주 프로그램 등록수는 세계적으로도 특기할 만한 것이다.
플로리다내에서 가장 많은 디플로마 과정 학생수를 가지고 있는 학교는 스프루스 크릭 고등학교(볼루시아 카운티)이며 현재 381명이 과정을 밟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선코스트 고등학교(팜비치 카운티) 333명, 포트마이어즈 고등학교 312명(리 카운티), 이스트사이드 고등학교(알라츄아 카운티) 305명, 스탠튼칼리지 고등학교(듀발 카운티) 306명 순으로 가장 많다.
현재 플로리다에서 IB 디플로마 과정에 있는 학생수의 약 80%가 최종시험에 합격, 디플로마를 취득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디플로마 과정 중도에 탈락 혹은 포기했거나 시험에 탈락했다고 볼 수 있다.
IB에 들어가려면
IB에 들어가려면 9-10학년 예비과정(Pre-IB)은 필히 이수해야 한다. 또한 중학교 예비과정에 이미 들어가 있는 학생들은 별다른 절차없이 고등학교 예비과정에 들어갈 수 있으며, 학년이 높아질 수록 교과 과정이 엄격해져 그만큼 탈락율도 증가한다.
캘리포니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9학년 학생의 51%가 예비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있지만 10학년엔 그 비율이 47%로 줄었다. 그리고 정식 디플로마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11학년때는 41% 그리고 12학년때 들어서는 3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정식 디플로마를 받기 위해선 영어, 외국어, 실험과학, 수학, 예능 혹은 선택과목 등 6개 영역을 완전히 이수하고 담당교사의 추천을 받아 최종 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매년 5월에 실시되는 시험은 고급시험과 일반 시험으로 구분되며, 학생들은 학생들은 6개 영역 시험 중 최소한 3-4개 고급시험을 치루고 있다.
학생들은 또 담당교사의 지도를 받아 6개 영역 중 한 영역에 연구를 몰두해 4천자 분량의 에세이를 작성해야만 한다. 이외에도 한 학기 과정의 지식이론 과목 이수와 2백시간 이상의 자원봉사 활동도 필수다.
게인스빌 소재 플로리다 대학, 미 전국에서 IB 출신 학생 가장 많아
플로리다주가 IB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다 보니 자연 플로리다의 가장 대표적인 대학인 UF도 미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IB 출신 학생들을 보유하고 있다.
UF에서 IB 출신 학생들을 특별히 선호한다는 규정은 없으나, IB 과정을 밟는 학생들이 플로리다에 많은 데다 이들의 실력이 대체로 중·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플로리다 주정부 장학금인 '브라잇 퓨처스 스칼라쉽' 의 규정에는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적용시키는 GPA 상한선을 IB 디플로마 취득자에게 두지 않고 있다. 이는 IB 디플로마를 일단 취득한 학생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 IB 과정을 밟은 학생들에게는 AP 테스트도 치룰 수 있는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한다. AP 테스트는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 중 실력이 우수한 학생들이 1년동안 대학수준 과목을 듣고 시험에서 일정 점수를 얻으면 대학 학점으로 인정받는 시험이다.
이렇듯 IB 디플로마는 학생의 학교 성적이 우수하다고 인정해 주는 인증서라고 볼 수 있다.
어디서나 스쿨버스 혜택, 인종 분산의 한 방편으로도 이용
IB 학생들은 학생의 거주지에 상관없이 해당 카운티 내에서는 어디서나 스쿨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받는다. 최근 오렌지 카운티에서는 재정을 이유로 스쿨버스 제공을 없앤다 하여 한동안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사실 플로리다에서는 IB 프로그램이나 특정 매그넛 프로그램을 인종분산의 한 방편으로도 사용하고 있는 카운티가 많다.
즉, 흑인이 대다수인 지역이나 반대로 백인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의 학교에 특수 프로그램을 유치하고 타인종 학생들을 끌어들인다는 취지이다. 우수 학군 지역에 살고 있는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의 열성에도 불구하고 IB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에 서둘러 보내지 않고 있는 이유도 사실 여기에 있다.
또 일반 고등학교에서도 학생의 열성에 따라 고급반 과목을 얼마든지 택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IB 프로그램을 선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IB 교육 과정 자체를 선호하는 부모들에게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또 학군이 별로 좋지 않은 지역의 학부모는 물론 미국 교육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해 불안한 이민자 가정 사이에서도 IB 프로그램은 인기가 높다. 커리큘럼이 일률적으로 짜여진 탓에 '교육 패키지'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 탈락시 전학해야
한편 IB 프로그램의 단점이라면 프로그램을 중도에 포기할 경우 다시 자신의 학군으로 전학을 가야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양한 AP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 일반 고등학교 커리큘럼에 비해 학과목 선택이 다소 한정돼 있다는 점도 들 수 있다.
그러나 IB 과정은 국제적인 만큼 그 수업내용도 폭이 넓다. 예를 들면 '미국 혁명사' 를 다룰 때 동 기간의 세계 정세는 물론 여타 다른 혁명사를 비교해 같은 주제라 할 지라도 학생의 학습 시야를 넓혀 폭넓은 판단력을 기르도록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IB 과정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가 속해있는 카운티 거주자로 학교 성적이 평균 3.0 이상이면 등록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IB 운영 역사가 긴 일부 학교는 신청자가 많기 때문에 입학이 상당히 까다롭다.
각 카운티 교육청에서는 중학교나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과 부모에게 해마다 일정기간 동안 매그넛 프로그램이나 IB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기회를 베풀고 있다. / 최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