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때 목사에게 쏟는 성도들의 관심을 보고 깨닫습니다

저는 심방을 자주 가지 않는 쪽에 속합니다.

일년에 두 번 봄, 가을로 목회 심방이 있기 때문이고,목회자가 개업이며, 생일이며, 무슨 회갑등등...언제까지나 성도들의 애경사에 일일이 쫓아다니며 챙겨주는 소위 가부장적인 목회를 지양하고, (그렇게 하시는 다른 분들이 그르다거나 저만 옳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성도들 스스로 말씀묵상(Q.T)과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도우며, 저 역시 말씀과 기도, 그리고 전도 사역에 더욱 비중을 두고 전념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목회 철학 때문입니다. (그러나 초상이나 환자는 우선 순위를 두고 갑니다.)

그래서 목회 심방을 할 때는 꼼꼼히 오래도록 머무는 편입니다. 하루에 많은 집을 우르르 돌아야 하는 큰 교회처럼 식구 많은 교회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 돌아다녀서는 심방의 의미가 흐려진다는 생각에서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식사를 대접하시겠다면 상황을 봐서 때로는 사양도 하고, 때로는 기꺼이 감사를 표하고 대접을 받습니다. 음식준비에 지나친 신경이 쓰이지 않도록 간단히 준비하라고 말을 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준비하시는 분들은 간단하지가 않은 모양입니다. 준비하는 분들은 늘 목사님은 무엇을 잘 드시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주시는 대로 아무 것이나 잘 먹는 편입니다.

심방을 받는 집이 음식 준비에 너무 치중하고, 준비 자체가 일이 되어버리면 온통 마음이 분산되고, 나중에는 심방 자체가 기쁨이 아니라 부담스러움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커피만 빼고 간단한 과일정도면 된다."며 (커피는 주는 대로 받아 마시다 보면, 제가 촌눔이라 잠 못자고 날밤 샙니다.) 목회자와 성도간에 개인적인 만남에 비중을 두도록 강조를 합니다. 그래도 굳이 식사 준비를 하는 분들이 있고, 저는 목회자를 사랑해 주는 것이 싫지 않아 소리 뿐인 야단을 칩니다.

문득, 저는 목회자가 이렇게 무엇을 즐겨 먹는지 반찬 하나 집는 것에도 성도들은 관심을 가지는데, 나는 성경을 읽을 때마다, 또는 설교를 들을 때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는 사람이나 일, 즉 "하나님의 젓가락"이 어디에 많이 가는지 잘 살펴보는가 하는 점검을 해 보게 됩니다. / 황대연 (한가족 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