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은 사회생활 다방면에 도움, 대입과 상관없이 중요

칼리지 보드에서 지난 해 개정 SAT를 도입한 이후로 새로운 시험 제도가 대입 지원자들의 학문적 능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더 낳은 기초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많은 기대가 있었다.

기존의 SAT에서도 영어 부문과 수학 부문의 시험이 있었지만 선다형 문제, 즉 객관식으로 몇 개의 답 중에서 선택하는 형태의 문제들이었다. 그러한 반면에 개정 SAT는 학생의 기본 학문 능력을 더 광범위하게 평가한다는 의도로 각종의 문제에 대한 답을 직접 쓰는 단답형, 주관식 문제를 추가했다.

그러므로 과거에 선다형 문제로 영어, 수학의 두 부문을 평가했던 것과 달리 영어의 에세이 부문이 추가되어서 시험이 세 부문이 되었다는 것이 개정 SAT의 중요한 변화였다. 이제 SAT가 개정된 이후로 첫 번째 결과가 나왔는데 아무도 탐탁히 여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우선, SAT가 개정된 이후 성적이 모두 떨어졌다. 여러 출판물들이 이러한 보고를 했지만 사실상 개정 SAT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수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이러한 사실을 예견한 바가 있다. 대부분의 신문, 잡지에서는 세 부문의 시험을 하루에 보는 것 때문에 학생들이 너무 지쳐서 제대로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SAT의 개정된 부문, 즉 작문 능력 부문의 성적에 대해서 대부분의 대학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학생이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화가 날 것이고 그럴 것이 당연하다.

작문능력을 향상시켜서 SAT성적을 더 잘 받기 위해서 작문, 문법, 구문론에 대한 각종 클래스를 다녔는데 이제 와서 그렇게 애써서 써낸 에세이 성적을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겠는가?

불행한 일이지만 그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필자가 잘 알고 있는 유명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도 속을 털어 놓고 말하면서 개정 SAT의 작문 부문에 사실상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 기억난다. 왜냐하면 에세이라는 것이 너무 주관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에세이를 읽고 성적을 매기는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다. 가령 프린스턴 출신의 교수가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에 고용되어서 시험을 주관하고 에세이 성적을 매긴다면 듀크 대학이나 스탠포드 대학의 교수들은 그 에세이 부문의 성적을 보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기네 학교에 입학할 학생을 다른 학교 교수가 평가한 기준에 맞추어서 평가하느냐는 것이다.

주요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이 필자에게 개정 SAT의 에세이 부문은 보지도 않고 버린다고 솔직히 털어 놓았다. 그들은 SAT를 주관하는 프린스턴 EST(교육 시험 담당국)가 너무 건방지고 거드름을 피운다고 생각할 뿐 아니라 SAT라고 하는 시스템 전체를 불신하는 것 같다.

어떤 대학에서는 개정 SAT뿐 아니라 아예 기존의 SAT마저도 무시하고 있다. 프린스턴과 EST 사정관들이 못마땅해서 SAT 성적을 그저 '참고 사항' 정도로만 여긴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학 시험과 대학 입학 사정 기준도 너무 자주 변하고 또 정치적 상황에 많이 좌지 우지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는 대통령 아들이나 장관 아들이 어느 나이 대에 있느냐에 따라 대입 정책이 바뀐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미국 내 한국 커뮤니티에 살면서 시민권이다 SAT 시험이다, 미국의 여러 가지 정책에 좌지우지되는 우리로써는 SAT 의 이런 추세는 그저 좀 혼돈스럽다는 것 이상이다. 특히 학구열이 대단하고 대학 가는데 소위 목숨 거는 학생들과 그 부모들은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하는 것인가.

3시간 45분 동안에 작문을 포함, 세 부문에 걸쳐서 보는 길고도 어려운 시험이 대학 입학에 반영되는 비중이 미지수이다? 중요시 여겼던 작문 부문이 대입에 큰 비중이 안될 수도 있다? 도대체 어느 기준에 맞추어 준비해야 하는가?

우선, 개정 SAT와 관련된 혼란 때문에 작문 공부는 할 필요도 없다고 오버해서 결론 짓는 학생이나 부모는 없기 바란다. 사실 SAT성적은 일 이년 공부해서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마음에 드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배움의 즐거움 때문에, 자기 성취와, 더불어 사는 사회에의 기여를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라면 시험 제도가 조금 바뀌는 것 정도에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작문이라는 것이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조리 있게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기술이라면 꼭 대입을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직업, 자녀 양육 그리고 일상 생활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기술이다. 따라서 작문은 중요하고 노력해야 할 과목임에 틀림없다.

<문의> 엔젤라 유학/교육 상담 그룹, www.angelaconsulting.com, 301-320-9791, Email: angelakim3@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