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포스트 > 등 주요 신문 메릴랜드 감사원장 망언 파문 보도

(게인스빌) 박윤숙 기자 = 메릴랜드 주지사를 지낸 윌리엄 도널드 쉐퍼 감사원장(84)이 '한국이 미국에 미사일을 쐈다' 라는 망언으로 한인 등 소수계의 규탄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포스트>와 <볼티모어 선> 등 미 주류언론이 17일 이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5일 주 공공사업 이사회 모임에서 쉐퍼 감사원장에게 "한국 학생들이 ESL 프로그램(이민자를 위한 영어교육)의 혜택을 받지 않느냐"는 질문에 뜬금없이 "한국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의 친구가 됐다가 또 갑자기 우리에게 미사일을 쐈다"고 답변한 사실을 보도했다. 신문은 "어떻게 주지사까지 지낸 사람이 남북한을 구별 못하고 소수민족을 경시하는 발언을 하느냐"며 분노한 한인 사회로부터 공개 사과 요구를 받는 등 파장을 일으킨 사실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쉐퍼의 대변인인 라슬로 보이드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회견에서 "쉐퍼 원장은 1994년 메릴랜드 주지사 시절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는 등 남북한의 차이를 잘 알고 있다"면서 "단지 연방 이민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주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으로 했던 것 이었다"고 해명했다. 쉐퍼 자신도 <워싱턴 포스트>에 편지를 보내 “내가 이 나라의 모든 사람을 위한 교육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내가 우려하는 것은 누가 그 교육비를 부담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볼티모어 선>지도 이날 쉐퍼가 한국과 북한을 구별하지 못하고 '한국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망발을 한데 대해 한국인들이 사과를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16일 지역 한인 단체장들이 이민자 단체와 연합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쉐퍼의 사과를 요구했다고 전하면서, 만약 쉐퍼가 한인단체장들에게 자신의 망언에 대해 해명하지 않으면 정치적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인등 소수민족 단체들, 망언에 공동대처

한편 도널드 쉐퍼 메릴랜드주 감사원장의 이번 망언에 대해 한인단체와 히스패닉 등 소수민족 단체, 민주당 주 하원의원들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쉐퍼의 공식 사과와 사임을 요구했다.

<미주 중앙일보>가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영근 워싱턴 한인연합회장은 위튼의 길크라이스트 문화센터에서 가진 회견에서 "쉐퍼 감사원장이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을 한국이 쐈다고 말한 것은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 3만7,000명의 죽음마저 무시한 것"이라면서 "감사원장 3선에 도전하는 쉐퍼의 민주당 경선에서 그의 발언에 대한 심판을 반드시 하자"고 강조했다.

이영기 수도권 메릴랜드한인회장도 "쉐퍼의 발언은 한인들에 대한 인종적 차별적 발언으로 그는 더 이상 감사원장으로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인단체장들은 18일 쉐퍼 감사원장을 만나 망언에 대한 공식사과와 해명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