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법 터득

대학 생활의 여러 가지 분야 중 가장 관심을 받는 것 중에 하나는 아마 기숙사 생활에 대한 것일 것이다. 너무 방대한 주제이기 때문에 이번호와 다음호 등 2회에 걸쳐 쓰고자 한다.

우리는 대개 대학 기숙사 하면 시끄러운 음악, 무절제한 파티, 계속 틀어져있는 텔레비전, 피자, 맥주와 같은 것을 떠올리게 된다. 아마 많은 영화장면 속에서 대학 기숙사가 그런 식으로 묘사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기대와 예상 속에 기숙사에 도착했든지 기숙사에서 일 년을 생활하고 "살아남은" 학생들은 십중팔구 일년 정도 기숙사 생활을 해봐야 대학 교육과 경험을 다 해봤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할 것이다. 기숙사의 경험이 좋은 것이었든 나쁜 것이었든 말이다.

그럼 과연 무엇이 기숙사를 그렇게 특별한 곳으로 만드는 것일까? 기숙사 생활의 경험을 그렇게 좋아하는 학생들은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우선, 기숙사는 여러 가지 문화가 동시에 존재하는 작은 도시와도 같다.

기숙사 룸메이트는 같은 주에서 온 학생들끼리 엮어지기도 하지만 다른 세계에서 온 학생들이 파트너가 되는 확률도 높다. 또 같은 기숙사에 사는 학생이 아시아나 유럽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나 국무 총리의 딸이나 아들일 수도 있다. 혹은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장학금을 받는, 복지 혜택을 받고 사는 사람의 아들이나 딸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배경과 문화의 학생들이 다 모여 살기 때문에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어떤 학생들은 시끄러운 레게 음악을 좋아하겠지만 어떤 학생들은 조용하고 편안한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어떤 학생들은 불을 다 켜놓고 밤 늦게 까지 자지 않고 있는 반면에 어떤 학생들은 어두워지면 잠을 푹 자야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학생들은 매우 종교적인 반면 어떤 학생들은 무신론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너무나 다른 문화적, 가정 배경을 가지고 한 곳에 모여 살다 보면 웃지 못할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질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또한 기숙사 생활의 묘미가 있는 것이다.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바로 이런 다양성 때문에 기숙사 생활을 그렇게 좋아한다.

그리고 기숙사 생활은 분명 교육적 효과가 있다. 학생들은 이런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기숙사 생활이 지루한 순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항상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정답은 '못한다는 것' 이다. 대학 신입생들은 기숙사 안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공부는 기숙사 밖에서 하려는 계획을 애당초 세워야 한다. 자신의 기숙사가 비교적 조용한 곳일지라도 공부에 방해가 될지 모르는 가능성은 항상 있다. 진정 공부를 하려고 한다면 기숙사로 들어가지 말고 도서관으로 가야 한다.

룸메이트와의 차이와 갈등도 만만치 않은 문제이다.

한 학생은 내일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 불을 켜놓고 밤새고 공부해야 할 형편인데 룸메이트는 오늘 시험이 끝나서 푹 쉬고 싶은 상황이면 어떡해야 하는가. 룸메이트끼리 시험 스케줄이 같거나 공부해야 할 양이 비슷할 확률은 거의 없다.

결국 공부를 하려면 책과 공부할 자료들을 싸 들고 도서실이나 자습실로 가는 것이 상책이다. 공부 스케줄에 관한 차이뿐만 아니라 룸메이트 사이에는 다른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많이 있다.

가령 한 학생은 방 여기저기에 옷이나 다른 물건들이 늘어져 있어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반면 다른 학생은 항상 방이 정돈된 상태여야 안정이 되는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 심지어는 화장실에 두루마리 화장지를 어떤 방향으로 걸어놓을 것인가에 대해 문제가 발생한 룸메이트도 본 적이 있다.

친구와 룸메이트가 되는 경우에도 특별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친한 친구끼리 룸메이트가 되면 서로의 단점이 더 드러나기 때문에 전보다 오히려 사이가 소원해질 수도 있고, 한 방에 살면서 알게 된 여러 가지 비밀이나 개인적인 문제를 부주의하게 남한테 발설함으로써 사이가 더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좋은 친구라고 해서 좋은 룸메이트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문의> 엔젤라 유학/교육 상담, 301-320-9791, Email: angelakim3@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