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고 소박한 삶이 평안을 가져다 준다

소박한 삶이란 꾸밈이 없이 있는 그대로 사는 것이며 우리 가정이 중히 여기는 삶이기도 하다.

지난 1월초 어느 가정에서 잔치를 베풀며 우리가족을 모두 초대해 주었다. 어린 손자, 손녀까지 불러주었으니 잔치 손님들 중 우리가족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잔치 분위기는 한국인 특유의 품위가 있어 다소 무겁기도 했으나 여러모로 성심이 깃들어 있었다.

잔치가 한참 무르익어갈 때 디스크쟈키가 "다음은 '송스 페밀리 송'을 소개하겠습니다." 라며 "송스 페밀리는 모두 플로어로 나와주십시오" 하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아니 애비 애미도 모르는 페밀리 송이 있었던가!"의아해 하고 있을 때 귀에 익은 음악이 흘렀다. "될대로 되라! 미래는 알 수 없는 것. 캐세라, 세라~"

그저 쉽고도 유명한 노래니 되는대로 선택했겠지만 사실 우리 가족의 삶은 노래 가사와는 정반대였다고 할 수 있다. 이국땅에서 강산이 세번이나 변하여도 우리 부부의 직업과 취미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민초기부터 우리가족은 행복의 눈높이를 정하면서 '남 따라 하지도 말고 가지도 말자' '비교도 하지 않는다' '우리 형편에 맞는 취미생활을 하며, 최소한의 문화생활은 하고 산다'는 등 나름대로의 신조를 지키며 살아왔다.

이민와서 얼마동안은 바다낚시를 취미삼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부부처럼 30년이 넘도록 낚시를 취미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 우리 부부의 직업은 30년 넘게 한 동네 한 레스토랑에서 자동차 정비와 웨이트레스였다. 이렇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소박한 삶을 고집해 왔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느 누구나 남들에게 조금이라도 알려지기를 원하며 산다. 그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인도의 어느 철학자는 "너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불평하지 말고 오히려 삶이 주는대로 받아들여라. 그러면 넌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민생활 끝에 마음편히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은 꾸밈없이 소박하게 살고자 했기 때문이며, 이러한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라 생각한다. / 송석춘 (올랜도 거주 은퇴 동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