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보부 "에티오피아 더 이상 TPS 요건 충족 안 해"… 온두라스, 미얀마 등도 종료

(올랜도) 김명곤 기자 = 미국 정부가 에티오피아 국적자에게 부여했던 '임시 보호 지위(TPS)'를 종료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합법적인 체류 근거가 없는 에티오피아 국적자들은 오는 2026년 2월 13일까지 자진 출국해야 한다.

크리스티 노엠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12일 에티오피아의 TPS 지정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노엠 장관은 "TPS는 일시적인 보호 조치로, 영주권 취득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현재 에티오피아의 상황은 귀국하는 자국민의 신변에 중대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TPS는 내전, 자연재해, 정권 탄압 등으로 인해 자국 귀국이 일시적으로 어려운 외국인에게 미국 내 합법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로, 국토안보부가 해당 국가의 상황을 검토해 지정 또는 종료 여부를 판단한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TPS 종료에 따라, 법적 체류 근거가 없는 에티오피아 국적자는 앞으로 60일 이내 자진 출국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정부는 자진 출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경세관보호국(CBP) 모바일 앱을 통해 출국 사실을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출국하면 무료 항공권, 1000달러 출국 보너스, 향후 합법 이민 기회 등 혜택이 주어진다고 밝혔다.

반면, 2026년 2월 13일 이후에도 체류를 지속하면 체포 및 강제 추방 대상이 되며, 이 경우 미국 재입국이 영구적으로 금지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에티오피아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정부는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TPS 종료 결정을 잇따라 내렸다.

온두라스의 경우 TPS가 2025년 9월 8일에 종료됐다. 네팔은 2025년 8월 20일 종료되었고, 미얀마는 2025년 11월 말 종료 공지가 발표되어 약 60일 뒤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다. 남수단은 2026년 1월 5일 종료될 예정이며, 이외에도 수단, 아이티,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등의 TPS 지정도 재검토되고 있다.

한편 일부 국가는 TPS 종료 결정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해 효력이 일시 중단된 경우도 있다. TPS는 미국 이민법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지정되며, 해당 국가의 상황 변화에 따라 재지정이나 종료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