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방정부는 재정 타격 우려하며 비판

(올랜도)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 주 하원이 주택 소유자의 재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헌법 개정안 4건을 추진하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축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주 하원 산하 국정위원회(State Affairs Committee)는 3일, 정당별 표결을 통해 이들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 중에는 비교육 목적의 주택 재산세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으며, 이 경우 시행 첫 해에만 지방정부의 세수가 약 141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해당 법안을 공동 발의한 모니크 밀러 하원의원(공화)은 "지방정부에서 1천400억 달러를 걷지 않더라도, 2020년 수준보다 여전히 300억 달러 이상 많다"며 "우리에겐 거대한 지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통과된 4건의 개정안은 내년 1월 13일부터 시작되는 정기회의에서 하원 세입세출위원회를 통과한 후 전체 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통과되면 내년 주민투표에서 유권자 60%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효력을 갖는다.

지방정부 "도로, 공공안전, 응급서비스 타격 불가피"

이번 개정안들은 지방정부의 세입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교육 외에도 인프라, 공원 유지, 수자원 관리, 소방 및 응급 구조 서비스 등 핵심 공공서비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우스 파사디나 시의 토머스 리드 부시장은 청문회에서 "재원이 줄어들면 필연적으로 도로 정비, 공원 관리, 응급 구조, 경찰 서비스 등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이건 단순한 편의 축소가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 저하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비판자들은 또 감세로 인한 부담이 결국 임대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리얼터닷컴의 경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세 폐지가 시행될 경우 플로리다의 주택 가격이 7~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주택 소유자에게는 호재지만, 첫 주택 구매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 4건은 다음과 같다.

HJR 201: 비교육 목적의 주택 재산세 전면 폐지

HJR 205: 65세 이상 주택 소유자에 대해 비교육 목적의 재산세 면제

HJR 209: 보험에 가입된 주택에 대해 10만 달러 추가 재산세 면제

HJR 211: ‘세이브아우어홈즈(Save Our Homes)’ 제도에 따라 축적된 감세 혜택을 신규 주택으로 전면 이전 허용. 참고로 이 제도는 주택 재산세 과세 기준액의 연간 상승률을 3%로 제한하는 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