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주 국민 불편 해소… 증명서 진위 확인 절차 간소화로 글로벌 활용도 제고

(서울) 고용철 기자 = 해외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오랜 민원 불편 사항 중 하나가 획기적으로 해소됐다. 재외동포청은 국민연금공단과 협력하여 지난 11월 27일부터 '국민연금 증명서'에 대한 아포스티유(Apostille)를 온라인으로 발급하는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개시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도 경력 증명, 영주권 신청 등 다양한 목적으로 필수적인 국민연금 관련 서류의 진위 확인 절차가 대폭 간소화되어, 재외국민의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정부 행정의 글로벌 서비스 확대로 평가받는다.

아포스티유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이번 서비스의 핵심인 '아포스티유(Apostille)'는 '외국 공문서에 대한 인증의 요구를 폐지하는 협약'(헤이그 협약)에 따라 도입된 인증 제도다. 쉽게 말해, 한 국가에서 발급된 공문서가 협약 가입국 내에서 별도의 외교부 영사 확인이나 주재국 공관 영사 확인 없이도 공적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문서의 진위를 확인해 주는 절차다.

국민연금 증명서를 예로 들면, 대한민국 정부 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발행한 문서가 해외 국가의 기관에 제출될 때, 해당 기관은 문서의 위·변조 여부나 발행 기관의 권한을 의심할 수 있다. 아포스티유는 이 문서를 발행한 국가(한국)의 권한 당국(재외동포청, 법무부)이 "이 문서는 진정한 공문서가 맞다"고 확인(인증)하는 증명서 스탬프를 부착하는 것이다. 이 인증서가 첨부되면, 협약 가입국(전 세계 129개국 및 지역)에서는 해당 문서를 자국에서 발급된 공문서와 동등하게 인정하게 된다.

아포스티유가 없을 경우, 해외 제출을 위해서는 ①한국의 국민연금공단에서 증명서 발급 → ②한국 외교부(또는 재외동포청/법무부)에서 영사확인(또는 아포스티유) → ③해외 제출 국가의 주한 공관(대사관/영사관)에서 다시 영사확인을 받는 3단계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으나, 아포스티유를 통해 1단계로 간소화된 것이다.

재외국민, 이제는 클릭 한 번으로

기존에는 재외국민이 국민연금 증명서의 아포스티유를 받기 위해서는 직접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재외동포청 통합민원실을 방문하거나, 대리인을 지정하거나, 혹은 대행사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요청해야 하는 물리적·시간적 제약이 따랐다. 특히 해외 거주자에게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큰 부담이었다.

이번 온라인 발급 서비스 도입은 이러한 재외국민의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소했다. 이제 국내외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면, '아포스티유 홈페이지(https://www.apostille.go.kr)' 또는 **'재외동포 365민원포털(https://www.g4k.go.kr)'**에 접속하여 본인 인증 후 국민연금 증명서의 아포스티유를 즉시 발급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온라인 아포스티유 발급이 가능한 국민연금 증명서 3종은 다음과 같다.

가입자 가입증명: 국민연금 가입 사실 및 가입 기간 증명.
국민연금 수급증명(지급내역): 연금 수령 사실 및 지급 내역 증명.
연금산정용 가입내역 확인서: 연금액 산정을 위한 상세 가입 내역 증명.

이 서류들은 해외 취업 시 경력 증명, 비자 신청, 영주권 또는 시민권 신청, 현지 금융 기관 제출 등 해외에서 한국인으로서의 공적 신분을 증명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 문서들이다.

행정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재외동포청은 이번 국민연금 증명서 외에도 가족관계증명서 등 총 42종의 공문서에 대해 온라인 아포스티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앞으로도 우리 국민의 민원 업무 편의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 아포스티유 발급 대상 문서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행정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번 조치는 해외 거주 한인 사회의 민원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대한민국 공문서의 글로벌 통용성을 높이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국경을 넘어선 행정 서비스의 간소화는 디지털 시대 정부가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이며, 이번 국민연금 증명서 온라인 아포스티유 발급은 그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준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우리 국민들은 이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의 공적 문서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동포저널 제공,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