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원 판결 이후 과거 입장과 정반대로 변화

(올랜도)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에 9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식료품 체인인 퍼블릭스(Publix)가 최근 법원 판결에 따라 주 전역 매장에서 고객의 총기 공개 소지를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플로리다 항소법원이 총기 공개 소지를 금지한 기존 법률을 위헌으로 판단하면서 해당 주에서는 누구나 총기를 노출한 채 소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민간 사업체나 사유지 소유주는 여전히 자체적으로 이를 금지할 수 있다.

업체는 과거 보수 성향을 보이기도 했지만 공개 소지 허용 주에서도 이를 금지해왔다. 따라서 총기 공개 소지를 허용하는 것은 과거와는 정반대의 입장 변화다.

퍼블릭스가 공식적으로 총기 공개 소지 허용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올랜도센티널>과 <마이애미 선 센티널>은 8일 퍼블릭스 매장 직원들의 말을 전하며 업체가 이제는 공개 소지를 허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들 매체는 플로리다 남부 포트로더데일, 할리우드, 데이비, 미라마, 보카레이턴, 델레이비치, 코럴게이블스, 홈스테드의 퍼블릭스 8개 지점에 연락해 공개 소지 허용 여부를 물었다. 이들 모두 공개 소지를 허용 중이라고 답했다.

메트로 올랜도 지역 매장 4곳 역시 같은 입장을 밝혔다. 키시미 매장의 한 관리자는 "범죄 혐의가 있지 않은 이상 경찰 개입은 없다"고 했고, 세인트클라우드 매장에서는 "손님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면 문제없다"고 전했다.

일부 매장에선 지침이 혼재돼 있는 상황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올랜도 서쪽에 위치한 타바레스시의 한 매장에서는 공개 소지를 허용한다고 했으나, 인근 그로브랜드시의 다른 매장에선 예전 지침대로 공개 소지는 금지된다고 밝혔다. 오코이시의 매장 관리자는 "고객 민원이 접수되면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퍼블릭스 대변인 린지 윌리스는 수차례의 전화 및 이메일 질의에 응답하지 않다가, 이달 2일 "퍼블릭스는 연방법과 주법, 지방 법률을 준수한다"며 "고객이 위협적이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면 공개 소지 여부와 상관없이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시민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퍼블릭스를 자주 이용하던 전 선라이즈 시의원 시일라 알루는 자신의 지역 매장에서 공개 소지를 허용한다는 말을 듣고 더 이상 퍼블릭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총기를 들고 다니는 손님이 있는 마트나 쇼핑몰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포트로더데일의 사설 탐정 아나 캄포스는 "책임감 있는 총기 소지자라면 오히려 그들이 있어서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체인점 대응은?

매체에 따르면 퍼블릭스와 달리 윈딕시는 여전히 총기 공개 소지를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윈딕시의 모기업인 사우이스턴 그로서스는 "고객과 직원 모두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고객에게 총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입장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월마트도 공개 소지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가능한 한 총기를 노출하지 말고, 경찰 등 공인된 법집행기관만 예외로 한다"는 입장이다.

홀푸드, 트레이더조, 알디, 타깃 등은 아직 정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퍼블릭스 매장의 정책 변화는 법률 변경 이후 매장마다 다소 혼란이 있는 상황에서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하지만 고객과 직원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퍼블릭스가 보다 분명한 정책을 제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