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 맨션서 57명 구조... '신이 시켰다'며 노예처럼 부려…

(올랜도) 김명곤 기자 = 탬파의 한 고급 맨션에서 57명의 강제노동 피해자들이 구조됐다. 이들은 ‘하나님의 사도’를 자칭하는 교회 지도자 데이비드 테일러와 그 측근 미셸 브래넌에 의해 수년간 임금 없이 혹사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지난 8월 FBI가 맨션을 급습하며 밝혀졌으며, 최근 공개된 법원 서류를 통해 구체적인 범죄 규모가 알려졌다.

테일러(53세)와 브래넌(56세)은 'Kingdom of God Global Church(세계 하나님의 왕국 교회)'라는 단체를 운영하며, 전국에 콜센터를 설치하고 신도들을 무보수로 일하게 했다. 콜센터 운영을 통해 지난 10년간 약 5000만 달러(약 678억 원)를 모금했다는 것이 미 법무부의 설명이다.

FOX 13, WDIV, <마이애미헤럴드> 등 복수의 언론들은 피해자들이 외출조차 허가받아야 했으며, 일터에서 잠을 자고 매일 ‘영적 사역’이라는 명목으로 과중한 노동에 시달렸다고 보도했다.

"불순종하면 지옥 간다"며 심리적 통제

테일러는 피해자들을 'armor bearers(갑옷 수호자)'라 부르며 개인 수행원처럼 부렸고, 여성 신도들에게는 외설적인 사진과 영상을 요구했다. 일부 여성에게는 응급 피임약 복용을 강요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WDIV에 따르면, 한 여성은 과제를 늦게 제출한 것을 사과하며 눈물로 촬영한 영상을 테일러에게 전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기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명령에 불복종하면 공개 망신, 수면 박탈, 물리적 폭행, 심지어 ‘영적 형벌’이라며 병이나 불행, 영원한 저주까지 언급하며 위협받았다.

브래넌이 거주하던 맨션에서는 고급 조경 조각상과 장식 기둥, 벤츠와 벤틀리 고급 차량 9대, 금괴 50만 달러어치(약 6억7천만 원) 등이 발견됐다. 반면 피해자들은 좁고 임시로 마련된 공간에서 공동 생활을 하며 불안정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고 FOX 13는 전했다.

현재 테일러와 브래넌은 각각 노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에서 체포됐으며, 미시간 법원에서 강제노동, 공모, 자금세탁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