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택권 확대' 기조의 연장선

(올랜도)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 주 교육위원회가 기존 공립학교 내에 차터스쿨을 공동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는 새 규정을 승인하며, 주 전역에서 차터스쿨 확대를 본격 추진한다. 등록 학생 수 감소, 노후된 시설, 팬데믹 이후 학력 저하 등의 문제로 일부 공립학교가 폐교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차터스쿨 확대가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양새이다.

이번 조치는 보수적 교육정책의 손꼽히는 사례로 꼽히는 플로리다 주가 최근 몇 년간 강조해 온 '학교 선택권 확대' 기조의 연장선이다.

<에이피통신> 24일치에 따르면 신규 규정은 공립학교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에 '희망학교(schools of hope)'라는 이름의 차터스쿨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법안에 기반하고 있다. 이 법은 차터스쿨이 기존 공립학교 건물 내 공간을 활용해 공동 운영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심지어는 성과가 좋은 공립학교라도 공간이 비어 있으면 예외가 아니다.

매체에 따르면 주 교육위원회가 승인한 새 규정에 따라 각 교육구는 차터스쿨에 대해 기존 공립학교와 동일한 수준의 시설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 포함되는 항목은 청소, 시설 유지관리, 안전, 급식, 간호, 통학 서비스 등이다. 규정은 이를 '제한 없이'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차터스쿨은 교실과 행정실을 포함해 "교육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체육관, 식당, 강당, 주차장, 창고 등의 공용 공간도 정규 학생 수에 비례해 함께 써야 한다.

'공립학교 자원을 빼앗는다' 비판도

차터스쿨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교육계 인사들은 이번 결정이 공립학교의 자원을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교육 옹호가 인디아 밀러는 회의에서 "이건 마치 홈디포에게 로우스에 매장 공간을 내주고 인프라 비용까지 대주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디샌티스 주지사가 임명한 교육위원들은 이러한 우려를 일축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위원회 부의장 에스터 버드는 "공립학교 시스템이 제 역할을 했더라면 애초에 희망학교는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을 지지한 공화당 주 하원의원 제나 퍼슨스-멀리카는 "열악한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운영자들이 있다"며 "그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