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들은 자체 규칙 설정, 학교 등 특정 장소는 총기 소지 금지

(올랜도)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 주민들은 이제 총기를 눈에 보이게 소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주 대법원이 지난 9월 10일 내린 판결에 따라 노출형 총기 소지(open carry)를 금지한 기존 법률이 위헌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주 검찰총장 제임스 우스마이어는 판결 직후 발표한 메모에서 "이제 플로리다 주민은 단지 총을 보이게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거나 기소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단, 플로리다주 법에는 여전히 총기 노출 소지를 금지하는 특정 장소들이 있으며, 사유지 소유자들도 자체 규칙을 설정할 수 있다.

26일 <탬파베이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우선 플로리다에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노출형 총기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퍼블릭스는 2019년부터 모든 매장에서 총기 노출 소지를 금지했으며, 월마트와 타깃도 같은 방침을 적용하고 있다. 알디(ALDI) 측은 "고객에게 총기를 노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트레이더조는 2019년 보도자료를 통해 "어떠한 형태의 무기도 환영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민간 업체들은 총기를 소지한 고객에게 퇴장을 요청할 수 있으며, 요청에 불응할 경우 ‘무장 침입죄(armed trespassing)’로 기소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죄는 3급 중범죄에 해당하며, 최고 5년형 또는 5천달러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다.

테마파크, 교육기관들은 총기 소지 금지

매체에 따르면 디즈니월드를 포함한 모든 디즈니 소유지에서는 총기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테마파크, 워터파크, 리조트, 디즈니 스프링스 쇼핑몰 등 전체 부지가 포함된다. 디즈니 측은 판결 이후 입장 전 총기를 소지한 방문객을 제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월드 올랜도, 유니버설 올랜도, 어드벤처 아일랜드, 부시 가든스 탬파베이도 마찬가지로 총기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이들 테마파크는 물총이나 플라스틱 검처럼 무기로 보일 수 있는 물건조차도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내 모든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는 총기(노출형 및 은닉형 모두)가 금지된다. 사격과 관련 없는 학교 및 대학의 운동 경기장에서도 총기 반입이 금지된다.

대학 캠퍼스는 전면 총기 금지 구역이며, 등록된 학생과 교직원은 전기충격기나 페퍼스프레이처럼 발사 기능이 없는 비 치명적인 무기만 휴대할 수 있다. 다만 두 가지 예외가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법집행 공무원은 총기 소지가 허용되며, 총기 소지 허가증이 있는 주민은 학교 부지 내 차량에 총기를 숨겨 보관(은닉형)할 수 있다.

주립·국립공원에서는 대부분 총기 소지 허용

플로리다 대부분의 주립공원에서는 총기 소지가 허용된다. 단 포트세인트루시에 있는 사바나스 자연보호구역 주립공원은 예외로, 이곳에서는 법집행관과 보안요원만 총기를 소지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국립공원에서는 주 및 지역 법률에 따라 총기 소지가 허용된다. 그러나 방문객 센터, 레인저 사무소, 정부 건물 내부 등 특정 장소에서는 총기 소지가 제한된다. 허가받은 사냥 활동을 제외하고는 공원 내에서 총기를 발사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외 플로리다주에서는 총기(노출형 및 은닉형 모두) 소지가 금지되는 장소는 다음과 같다.

- 법원
- 투표소
- 주 의회, 학군 이사회, 시·군 위원회 회의장
- 주류를 주로 판매하는 술집 및 주점 (식당의 경우 자체적으로 총기 반입 규정을 설정할 수 있음)
- 공항 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