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를 달렸던 전설의 차량, 디저랜드 파크서 대중에 공개

(올랜도) 김명곤 기자 = 미국 대중음악의 상징 엘비스 프레슬리가 한때 몰았던 특수 제작 차량, 일명 '기타차'가 올랜도로 돌아왔다. 길이 12.5미터에 달하는 이 분홍색 캐딜락은 현재 디저랜드 파크 내 '올랜도 자동차 박물관'에 안착했으며, 약 100만 달러(약 13억 원) 규모의 복원 작업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1970년형 캐딜락 엘도라도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차량은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제이 오어버그의 설계로 중앙이 절단된 뒤, 차량 앞부분과 뒷부분 사이에 기타 넥처럼 생긴 긴 구조물이 연결되며 독특한 형태를 갖췄다. 상공에서 보면 실제 기타처럼 보이도록 악보 무늬, 튜닝 장치, 곡선형 유리섬유 장식 등이 포함됐다.

<올랜도 센티널>에 따르면 이 차량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위해 직접 몰았던 기록이 있으며, 이후 프랑스로 건너가 수십 년간 폐차장과 쇼핑몰 옥상 등지에 방치됐다가 최근 다시 미국 땅을 밟았다.

“차량 상태는 심각”…복원은 라이브로 진행

이번에 차량을 들여온 마이클 디저는 대형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수집가로, 올랜도 자동차 박물관의 소유주다. 그는 수천 대의 희귀 차량을 보유 중이며, 자동차 컬렉션의 총 가치는 2억 달러를 웃돈다.

디저는 "이 차만큼 미국 음악과 문화를 상징하는 차량은 드물다"며 "엘비스의 역사적 유산을 미국으로 다시 들여와 대중이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올랜도 센티널>은 전했다.

박물관 큐레이터 제이제이 모랄레스는 "오랜 시간 외부에 방치돼 차량 상태는 심각하다"며 "엔진은 작동하지 않고, 배선과 외장은 물론, 시트와 휠캡까지 손상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동이 걸리지 않아 직원 15명이 힘을 합쳐 이동시켜야 했고, 보닛을 열자 점화장치 등 핵심 부품이 빠진 상태였다고 '올랜도 센티널'은 보도했다.

복원 작업은 1~2개월 내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며, 박물관 측은 "복원 비용에 있어 절대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타차, 문화 아이콘으로 다시 태어난다

차량 외관은 여러 상징들이 어우러져 있다. 차체 옆면을 따라 흐르는 악보 문양, 거대한 꼬리날개, 과거엔 투명 돔 형태의 지붕이 덮여 있던 좌석 등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차량에는 '할리우드 스타 카스(Hollywood Star Cars)'라는 로고와 롤링스톤즈의 혀 로고, 부츠와 비키니 차림의 여성 그림 등도 있다.

차량 앞번호판은 1977년 테네시주에서 등록된 것으로 추정되며, 키는 여전히 시동에 꽂혀 있었다고 '올랜도 센티널'은 전했다. 한때 이 차량은 이베이에 1만 유로(약 1100만 원) 시작가로 매물로 등장했으며, 이후 디저가 이를 사들였다.

복원 작업은 1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며,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과정을 공유할 계획이다. 모랄레스 큐레이터는 "사람들이 복원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어 매우 흥분된다"며 "박물관 운영 중 이런 기회를 자주 얻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