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사용 가능, 탐폰의 독성 쇼크 증후군 위험도 낮아

(올랜도) 최정희 기자 = 일회용 생리대와 탐폰이 환경에 남기는 흔적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사용 생리용품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최근 <에이피통신>이 보도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일회용 제품은 매립지에서 수백 년이 지나야 분해되며, 매년 수십억 개가 버려져 쓰레기 문제를 악화시킨다. 경제적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재사용 제품을 찾는 여성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재사용 생리용품 사용자 사례와 장단점 그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셀린 첼리코야르는 6개월 전 마지막 탐폰을 쓰고 재사용 생리 디스크로 전환했다. 그는 "탐폰은 환경에도 좋지 않고 비용도 계속 들어 낭비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첼리코야르는 "처음에는 탐폰과 생리대 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친구가 디스크로 바꾸는 것을 보고 나도 시도했다"며 "완전히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재사용 생리컵, 디스크, 생리 팬티는 수년간 쓸 수 있어 장기적으로 비용을 아끼고 쓰레기를 줄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집에서 혼자 제품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이런 변화가 가속했다고 분석한다.

쓰레기 더미로 가는 일회용 제품

매체 따르면 미국에서만 매년 일회용 생리대 120억 개, 탐폰 70억 개가 매립지로 버려진다. 카이저 퍼머넌테 산타클라라 병원의 루왐 세메레 박사는 "생리대는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있어 매립지에서 분해되기까지 최대 800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여성 건강 전문가 나비야 미소레 박사는 "일회용 제품이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는 이유는 더 좋아서가 아니라 단순히 세대를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엄마나 할머니가 쓰던 방식을 그대로 배우며 생리 위생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재사용 생리용품의 장점은 무엇일까.

재사용 제품 중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생리컵이다. 탐폰처럼 질 안에 넣지만 훨씬 오래 쓸 수 있고, 생리 디스크는 성관계 시에도 방해되지 않는다. 두 제품 모두 탐폰보다 2~3배 많은 혈을 담을 수 있으며, 최대 12시간 착용이 가능하다.

세메레 박사는 "탐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독성 쇼크 증후군 위험이 컵과 디스크에서는 현저히 낮다"고 강조했다. 긴 사용 시간 덕분에 외출이나 장거리 여행 중에도 안심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첼리코야르는 "교체 주기가 길어 연속 공연이나 야간 비행에서도 아무 걱정이 없었다. 전통적 방법보다 훨씬 현대 여성의 생활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익숙해지기 어려움과 세척 문제는 단점

하지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생리컵과 디스크는 올바르게 삽입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잘못 사용하면 불편하거나 지저분해질 수 있다. 또한 비누와 물로 반드시 세척해야 하는데, 이는 공용 화장실에서는 쉽지 않다.

특히 생리컵은 흡착력으로 새는 것을 막는데, 자궁내 장치(IUD)를 사용하는 경우 제거 과정에서 장치가 함께 빠질 위험이 있다. 디스크는 흡착을 쓰지 않지만 위치가 깊어 꺼내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리버풀 열대의학대학원의 안네미케 반 아이크 박사는 "디스크는 착용감은 편하지만 처음 사용하는 여성에게는 빼내기가 다소 어렵다"고 말했다.

재사용 생리컵과 디스크는 보통 15. 40달러에 판매된다. 온라인과 약국, 대형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에 여러 종류를 시도해봐야 하는 경우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첼리코야르는 한 달에 탐폰 약 20개를 사용했다. 탐폰 한 개의 가격이 20~25센트라면 몇 달 안에 재사용 제품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패드를 선호하는 여성에게는 생리 팬티가 대표적 대안이다. 겉으로는 일반 속옷처럼 보이지만 흡수층이 있어 여러 번 빨아 사용할 수 있다. 세메레 박사는 "일회용 패드의 재질 때문에 피부 자극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생리 팬티는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용량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여전히 단점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여성이 같은 제품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일부 여성들은 컵이나 디스크에 생리 팬티를 보조로 덧대어 사용하기도 한다. 미소레 박사는 "자신의 월경량과 생활 패턴에 맞춰 제품을 조합해 쓰는 방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