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FC 이적 유력…유로파리그 우승으로 ‘토트넘 레전드’로 남기고 작별

(올랜도) 김명곤 기자 = 손흥민(33)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다. 2015년 여름 독일 레버쿠젠에서 북런던으로 건너온 그는 10년간 454경기에서 173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상징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41년 만의 유럽대항전 우승을 이끌었던 그는 이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의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손흥민은 1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 10년은 긴 시간이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더 성장하고 싶다”며 이별 소식을 전했다.

EPL 최고 윙어로 성장한 아시아 선수

손흥민은 2015년 당시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였던 2200만 파운드(약 380억 원)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적 1년 만에 팀을 떠날 뻔했지만, 곧 EPL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018-19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4강 맨체스터시티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고, 2021-22시즌에는 23골로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르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부트를 수상했다.

10년 동안 손흥민은 토트넘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EPL 통산 117골을 기록한 그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다 득점을 기록한 아시아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손흥민은 꾸준한 성실함과 친화력으로 팬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었다. 그는 해리 케인의 이적으로 주장 완장을 넘겨받았고, 지난 5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꺾고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주장으로서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이 우승은 토트넘의 17년 만의 첫 우승이기도 했다.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모든 면에서 진정한 토트넘의 레전드다. EPL 역대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이라며 “10년 동안 구단의 핵심이었고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한 것은 완벽한 결말”이라고 평가했다.

LAFC행 유력…“완벽한 타이밍의 이별”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과 1년의 계약이 남아 있지만, 구단과 합의하에 이적이 추진되고 있다. 유력한 행선지는 MLS의 LAFC다. 과거 가레스 베일과 위고 요리스가 몸담았던 LAFC는 이미 손흥민에게 상당한 조건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작별 인사가 좋은 타이밍이길 바란다”며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이곳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뤘다고 느꼈다.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로서 유럽 무대에서 가장 꾸준하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간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의 10년은 단순히 토트넘의 역사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EPL과 세계 축구 전체에서도 기념비적인 시간이었다.

오는 13일 이탈리아 우디네에서 열리는 파리 생제르맹과의 유럽 슈퍼컵이 손흥민의 토트넘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팬들은 북런던을 빛낸 이 아시아 슈퍼스타에게 마지막 환송 인사를 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