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우주센터에 초대형 조립시설 가동, 2026년까지 절반 발사 목표

(올랜도) 김명곤 기자 = 아마존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 대형 위성 조립 시설을 열고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 시설은 '프로젝트 쿠이퍼(Project Kuiper)'라는 이름의 초대형 사업을 위해 만들어졌다. 목표는 위성을 수천 개 우주로 보내 전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미국 정부의 허가 조건에 따라 2026년 7월까지 전체 3236개 위성 중 절반 이상을 궤도에 올려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사된 위성은 78개에 불과하다. 앞으로 1540개를 더 쏘아 올려야 한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사업 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어 아마존은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위성을 발사하려면 강력한 로켓이 많이 필요하다. 아마존은 2022년부터 미국과 유럽의 여러 로켓 발사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CNN에 따르면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 블루오리진, 유럽의 아리안스페이스와 총 80번 이상의 발사 계약을 체결했지만, 새로 개발 중인 로켓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아 발사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실하게 확보된 발사 기회로는 210기 정도의 위성만 올릴 수 있다. 나머지 1330기는 새로 개발 중인 벌컨(Vulcan) 로켓, 블루오리진의 뉴글렌(New Glenn), 유럽의 아리안 6(Ariane 6)에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이 로켓들은 아직 시험 발사 단계이거나 정확한 발사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목표는 스타링크 따라잡기

우주산업 전문가 마크 해리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발사 일정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며 “스페이스X 같은 발사 경험이 많은 회사와 추가 계약을 맺거나, 미국 정부가 발사 기한을 연장해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공장에서 하루 5개씩 위성을 제작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위성은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로 옮겨져 발사 준비를 한다. 이번에 문을 연 대형 조립 시설은 월 100개 이상의 위성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고, 최대 3번의 발사 임무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위성에 연료를 넣고, 발사체(로켓)에 실을 수 있도록 필요한 장비를 장착한 뒤 로켓 덮개를 씌우는 과정을 진행한다. 준비가 끝난 위성은 인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로 옮겨져 발사된다.

아마존은 이 시설을 더 확장하기 위해 1950만 달러(약 268억 원)를 추가로 투자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130명의 새로운 직원을 채용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아마존의 가장 큰 경쟁자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이미 6000개 이상의 위성을 궤도에 올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하고 있다. 덕분에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계획대로 위성을 발사하면 스타링크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항공우주 컨설턴트 제니퍼 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이미 전 세계에 수많은 고객을 가지고 있다”며 “위성만 제때 쏘아 올리면 스타링크와 경쟁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누가 먼저 완성할까?

아마존은 2029년까지 3236개 전체 위성을 모두 궤도에 올려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1년 안에 벌컨, 뉴글렌, 아리안 6 같은 새 로켓들이 본격적으로 발사 일정에 들어가야만 이 목표가 가능하다.

프로젝트 쿠이퍼가 성공하면 지구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도 도심 지역에서는 인터넷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제공되지만, 산간 지역이나 바다, 사막 같은 곳에서는 인터넷을 쓰기 어렵다. 아마존과 스타링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마존이 목표를 달성한다면 인터넷이 닿지 않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학교 수업을 듣거나 온라인으로 병원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기업들도 더 넓은 곳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년이 위성 인터넷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