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북 유화 신호…“국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아”

(올랜도) 김명곤 기자 = 정부가 북한에 대한 개별관광 허용 방안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첫 실질적 조치로, 북측과의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정부는 21일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개별관광도 그중 하나라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개별관광은 유엔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개별관광 추진 방안을 직접 언급했고, 이후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검토가 시작됐다. 같은 시기 국가정보원은 수십 년 간 이어오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했으며, 대북 전단 살포도 사실상 멈췄다. 정부는 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외화창구 노리는 북한…원산 해변관광지구 문 열어

북한 역시 관광을 통해 외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강원도 원산에 약 2만 명 규모의 숙소를 갖춘 대형 해변관광지구를 개장했다. 호텔, 유스호스텔, 해수욕장, 스포츠 시설 등을 갖춘 이곳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챙긴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다만, < AP통신 >은 해당 관광지구가 현재 외국인 관광객을 일시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관광청이 운영하는 'DPR Korea Tour' 웹사이트에도 외국인 수용 중단 공지가 올라와 있다. 이는 최근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회담 이후 내려진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은 코로나19로 폐쇄했던 국경을 최근 다시 열고 중국, 러시아와 열차 및 항공편을 재개했지만, 관광 수요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화를 유치하기 위해 조만간 외국인 관광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과거 금강산 관광이 2008년 한국인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중단된 경험을 고려해, 안전 문제와 국제사회 반응 등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구병삼 대변인은 “남측 국민이 원산을 방문하려면 북한이 먼저 지역을 외부에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향후 안보 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쳐 개별관광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를 남북관계 복원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