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진드기는 '라임병' 옮겨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라임병(Lyme Disease)을 유발하는 진드기(틱 tick )감염 사례는 봄과 여름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에 증가한다. 그러나 5일 <에이피통신>은 "모든 계절이 진드기 계절"이라며 계절과 관계없이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의 감염병 전문가 샘 텔포드는 "사람들이 여름에 야외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진드기 감염이 더 많이 보고된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사계절 모두 진드기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진드기 분포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올해는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 평균 이상 수준의 진드기가 관찰되고 있다. 메인,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주 등에서는 아메리칸 도그 진드기 개체 수가 평년보다 많다고 텔포드는 전했다.

뉴욕주에서는 사슴 진드기(블랙레그 진드기) 물림 사례가 작년보다 증가했다고 뉴욕주립대 업스테이트 메디컬센터의 사라바난 탕가마니 교수는 밝혔다.

진드기는 모기처럼 피를 빨아야 생존한다. 하지만 모기와 달리 느리게 흡혈하며, 갈고리 모양의 입을 피부에 단단히 고정시킨다. 진드기는 사슴, 토끼, 개, 사람 등 다양한 숙주에게 붙는다.

전 세계적으로 여러 종류의 진드기가 존재하지만, 일부만이 병원균을 전파한다. 흡혈성 틱은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특히 사슴 진드기는 라임병을 옮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진드기는 한때는 뉴잉글랜드와 미국 중서부 일부에만 분포했지만, 최근에는 더 넓은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햇다.

플로리다주에서 활동이 왕성한 진드기는 론스타 (Lone Star)로 알려져 있다. 론스타라는 이름은 암컷의 등에 하얀 점이 하나 있어 붙여졌다.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라임병 다발 지역은 아니지만, 여전히 감염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고, 애완동물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염될 수 있다.

다만 진드기에 물렸다고 해서 무조건 라임병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텔포드는 "붙은 진드기를 24시간 이내에 제거하면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라임병은 관절염과 비정상적인 심장박동, 신경계통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틱은 빈대 정도의 크기로 몸체는 까만편이며 사람의 겨드랑이나 대퇴부등 접혀진 부분에 주로 붙어 발견이 용이하지 않다.

눈에 보이는 라임병의 증상은 붉은 반점이 과녁모양으로 생기는 발진이 유일하다. 이 질환은 1970년대에 첫 사례가 확인됐고 이 증상이 발견된 코네티컷의 도시 '올드라임' 이름을 따 병명이 붙여졌다.

이 지역 주민들 중에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관절염을 앓는 환자가 증가하자 이를 이상히 여긴 한 의사가 연구한 끝에 틱이 옮긴 질병 때문이라는 것으로 파악됐다.

긴 옷 착용과 해충 기피제 사용 등 진드기 노출 자체를 최소화해야

진드기는 주로 낙엽이나 풀이 많은 낮은 곳에 서식한다. 야외활동 후에는 옷과 몸 전체를 점검해야 한다. 겨드랑이, 귀 뒤, 무릎 뒤, 머리카락 속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메이요 클리닉의 보비 프릿 박사는 "하루 종일 야외에 있었다면 몇 시간마다 한 번씩 진드기를 확인하라"며 "실내로 돌아오면 샤워를 해 부착되지 않은 진드기를 씻어내고 남은 진드기도 더 잘 발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드기를 제거할 때는 핀셋을 이용해 피부에 최대한 가까운 부위에서 머리 부분을 잡고 천천히 뽑아야 한다. 핀셋이 없다면 손톱, 신용카드 모서리 등 날카로운 물건으로 제거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진드기 노출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DEET 성분이 들어간 해충 기피제를 노출된 피부에 뿌리면 진드기와 모기를 막을 수 있다.

긴 소매 옷과 긴바지를 착용하고, 옷에는 국화에서 유래한 성분과 유사한 '퍼메트린'이 들어간 기피제를 뿌리면 진드기가 접근하지 않는다.

야외 활동을 하는 반려동물도 진드기의 주요 매개체가 된다. 벼룩 및 진드기 방지약을 사용할 수 있지만, 외출 후 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탕가마니 교수는 "귀, 주둥이 주변, 목줄 아래, 발가락 사이 등 스스로 핥아내기 어려운 부위에 진드기가 붙는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이 진드기를 실내로 옮겨올 경우, 진드기는 수개월 동안 집 안에 머물 수 있으며, 또다른 흡혈 대상을 찾을 수도 있다.

진드기를 제거한 후에는 물린 부위를 관찰해야 한다. 며칠에서 수 주 내 발진이나 독감 유사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진드기 검사'는 정확하지 않다며 권장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