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5월 중간 판매가 기록… 가격 상승세는 둔화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미국의 5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여전히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집값 상승으로 주택 거래량은 정체된 분위기이다. 또 시장에 나온 매물은 늘어났지만 구매 여력 문제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에이피통신>은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발표에 따라 5월 미국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0.8% 증가한 403만 채(계절조정 연율 환산 기준)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95만 채를 상회한 수치이지만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0.7% 줄어든 수치다.

NA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렌스 윤은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은 결국 구매 여력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윤은 "최근 5년간 미국의 중간 주택가격은 52% 상승한 반면, 중간 연소득은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주택 구매 여력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5월 미국의 기존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 오른 42만2800달러로,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것이지만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미국 주택시장은 2022년 초부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팬데믹 기간 기록적으로 낮았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거래가 급감했다. 2023년에는 주택 판매가 약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금리 여전…30년 고정금리 평균 6.81%

올해 들어 30년 고정금리는 7%대 초반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후원기업인 프레디맥(Freddie Mac) 기준으로 지난주 평균 금리는 6.81%였다. 올해 가장 낮았던 시점은 5주 전으로, 당시 평균 금리는 6.62%까지 떨어졌다.

금리 상승과 집값 고공 행진은 구매자들에게 더 많은 초기 자금을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리얼터닷컴 분석을 기준으로 5월에 일반적인 주택을 20% 다운페이로 구매하려면 연소득이 9만1960달러가 필요했다. 이는 2019년 5월보다 약 87% 늘어난 금액이다.

다만 높은 금리에도 주택을 살 수 있는 구매자들은 더 많은 매물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5월 말 기준 미판매 주택 수는 154만 채로, 4월보다 6.2%,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전의 평균 수준이었던 200만 채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현재의 판매 속도를 기준으로 할 때 재고는 약 4.6개월치 수준이며, 이는 4월의 4.4개월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