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 전역 이후 전원 복귀... 팬덤은 이미 ‘환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세계적인 K‑팝 그룹 BTS가 약 1000일의 공백 끝에 마침내 완전체로 복귀했다. 6월 21일 마지막으로 군 복무를 마친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가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면서 일곱 명의 멤버 전원이 병역 의무를 완료했다.

슈가는 이날 SNS를 통해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팬들에게 직접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로써 진(2022년 12월 입대, 2024년 6월 전역), 제이홉(2023년 4월 입대, 2024년 10월 전역), RM·뷔·지민·정국(2023년 말~2025년 6월 전역)에 이어 모든 멤버가 국방의 의무를 마쳤다.

BTS는 2022년 중반부터 단체 활동을 중단하고 각자의 솔로 프로젝트에 집중해왔다. 빅히트뮤직은 그해 “2025년쯤 단체 활동 재개”를 예고했으며, 이번 전역으로 그 시점이 한층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소속사 측은 구체적인 단체 컴백 일정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팬들은 이미 자발적으로 BTS 재결합을 기념하는 모임을 개최하고 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팬들이 사진 부스와 단체 응원가 제창, 티셔츠 제작 등을 통해 'BTS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팬 스텔라 리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인생은 BTS 없이 달라졌다. 매일 그들의 복귀를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BTS의 초기 곡들에서 느꼈던 반항적 메시지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 세계 팬덤 ‘아미(ARMY)’의 충성도는 여전히 강력하다. BTS는 군 복무 중에도 팬들과의 끈을 놓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군 복무 기간 동안 이들은 사전 제작한 음악과 영상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공개했고, 일부 멤버는 입대 직전까지 팬들과 소통을 이어갔다.

'사라지지 않은' 그룹… 병역 중에도 존재감 유지한 전략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김태룡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단순한 아이돌이 아니라 문화적 상징이다. 공백기 동안에도 그들이 사라졌다고 느낀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통적인 K‑팝 스타들과 달리, BTS는 콘텐츠 전략과 팬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유지하는 방식이 매우 치밀했다”고 덧붙였다.

BTS는 2013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에서 데뷔했다. 데뷔 당시만 해도 무명 소속사 소속의 신인이었지만, 이후 ‘DNA’, ‘Dynamite’, ‘Butter’ 등으로 빌보드 1위에 오르며 글로벌 스타로 떠올랐다. BTS는 그래미 어워드에 K‑팝 최초로 노미네이트되며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존재가 됐다. 그들의 활동은 하이브의 성장과도 직결됐다. 지금의 하이브는 BTS를 통해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는 일반적으로 연예인의 인기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남자 아이돌 그룹에게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활동 중단기)는 해체 혹은 인기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BTS는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다. 오히려 각 멤버의 솔로 활동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병역 의무 이행에 대한 모범적인 자세는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한편,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가에 따르면 BTS의 컴백은 하이브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보고서에서는 “2026년 초 대규모 월드투어가 기획 중”이라고 전망하며, BTS의 복귀가 K‑팝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복귀를 앞두고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슈가는 2024년 전동 킥보드 음주 운전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로이터는 당시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한국 사회에서 연예인의 도덕성과 이미지가 엄격히 요구되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했다. 슈가는 이번 전역 메시지에서도 “실망시키고 걱정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김태룡 교수는 “그 사건이 BTS 활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 시점은 공백을 견뎌온 아이콘만이 가질 수 있는 기회의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BTS는 다시 모였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무대 위에 돌아올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전 세계 팬들의 기대와 업계의 주목이 쏠린 지금, 그 귀환은 단순한 재결합 이상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K‑팝의 역사에 다시 한 번 굵직한 이정표가 세워질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