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피로, 근육통, 다리 부종 등 겪어, 미국의 몇몇 주는 '앉을 권리'법 시행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백화점 판매원, 상점 계산원, 미용사, 외과의사, 식당 요리사, 공항 직원 등 많은 직업이 장시간 서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직업군 종사자들은 오래 서있는데 따른 신체적 고통에 시달릴 수 있다.

최근 <에이피통신>은 몇몇 근로자들의 사례와 함께 직장의 개선 현황을 전했다.

마켓에서 계산원으로 근무하는 마고 랑텔미는 장시간 서서 일하면 만성 통증이 재발하기 때문에 근무 시간 동안 사용할 의자를 요청했고 의자를 받았다. 하지만 경영진이 바뀌자 의사의 승인이 필요했다. 서류 작성과 함께 몇 달에 걸쳐 여러 차례 의사를 방문한 그녀는 현재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랑텔미는 “의사의 승인 없이 의자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돈과 시간, 에너지를 낭비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 근로자들이 직장에서 필요할 때 좌석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통산 계산원들이 보통 하루에 8시간을 서서 일한다.

세실리아 오티즈는 피닉스에서 공항 휠체어 승무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그곳 휴게실에는 의자가 서너 개밖에 없어 모든 사람이 앉기에는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종종 복도로 나가 바닥에 앉았다고 오르티즈는 말했다.

그녀는 한 번은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서서 일하다가 15분 동안 전자기기 충전 스테이션에 앉아 있었다는 이유로 상사에게 경고를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오르티즈는 공항에 물품을 공급하는 창고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전 직장보다 덜 엄격해 무릎을 지탱하기 어려울 때는 앉을 수 있다.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에 있는 반스 앤 노블스 매장의 노조 소속 근로자들은 첫 계약 협상에서 특정 조건 하에서 의자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앉을 수 있는 권리를 요구했다.

서점 직원인 베어 슈피겔(28세)은 “일을 오래할수록 무릎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라며 동료들의 제안대로 무릎 보호대와 운동용 테이프를 착용했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피겔은 “의자를 요청했던 날도 있었는데, 다행히 관리자들이 필요할 때 의자를 꺼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다"라고 말했다.

반스 앤 노블을 포함해 약 10만 명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소매, 도매 및 백화점 노조는 협상 계약에 앉아서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추진했다.

한때 보호받던 '앉을 권리'

한때 미국에서는 근무 중 앉는 것이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였다.

20세기에 접어들 무렵,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여성 근로자에게 좌석을 의무화하는 법이 있었다. 노동 역사가이자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교수인 아일린 보리스는 여성의 노동 진출이 점점 늘어났고,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업무로 인해 임신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은 “인류의 어머니”로 여겨졌기 때문에 모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관념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법은 거의 모든 주에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폐지됐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아이러니칼하게도 여성 운동이었다. 여성 운동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노동 운동의 경우 좌석에 대한 요구 사항을 확립하는 데 더 성공적이었다. 보리스는 영국의 상점 운동을 사례로 들며 그곳의 운동은 미국보다 훨씬 더 강력했고 남성들까지 참여했다고 말했다.

1964년 유엔 산하기구인 국제노동기구는 고용주에게 충분하고 적합한 좌석과 근로자(여성 및 남성 모두)가 이를 사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작업장 표준을 채택했다. 50개 이상의 국가가 이 협약을 비준했지만 미국은 그 중 하나가 아니었다.

그러나 현재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매사추세츠, 몬태나, 뉴저지, 오리건, 위스콘신은 고용주가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근로자에게 적절한 좌석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앉을 권리” 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에 동참하는 주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에서 실시한 검토에 따르면 장시간 서 있으면 요통, 피로, 근육통, 다리 부종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혈관 질환과 임신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걷거나 서 있는 자세에서 앉거나 기대는 자세로 전환하는 등의 움직임이 이러한 건강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결론지었다.

수술실 간호사를 대표하는 수술 전후간호사협회는 장시간 서서 일하면 정맥이 손상되어 혈액 순환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정맥 기능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발판에 한쪽 발을 번갈아 올려놓기, 피로 방지 매트 사용, 좌식 의자 사용, 지지대 신발 착용 등 피로를 줄이는 기술을 시도할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