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부터 필담까지, 소통 다룬 드라마"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작년 11월 22일에 시작해 올해 1월 4일 끝난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스릴러와 로맨스가 함께 담겨 있는 장르이다.

드라마는 첫 회 5.5%에서 마지막 12회 8.6%까지 꾸준하게 시청률 상승을 보이며 안정적인 인기를 누렸다.

드라마 주인공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은 대화조차 하지 않는 대통령실 대변인과 수어 통역사 부부이다. 두 사람 모두 타인의 말을 전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정작 본인들은 대화조차도 하지 않아 소통이 끊긴 상태라는 점이 흥미롭다.

박상우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쇼윈도 부부'만도 못한 부부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내용"이라며 "드라마 속에 대화부터 수어, 전화, 필담, 문자 등 다양한 소통 방법이 나오는, 소통에 관한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의문의 협박 전화를 받으면서 결국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카카오페이지 동명 웹소설이 원작으로, 자극적인 내용은 덜어내고 원작에 없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드라마를 풀어냈다. 다음은 드라마 기획의도이다.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울리는 선남선녀가 있다.
남자는 대통령실 대변인, 여자는 수어통역사.
둘 다 누군가의 말을 대신 전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의 소리는 꺼내지 않는다.
누구보다 가까운 부부 사이건만 전혀 대화가 없다.
어떠한 소통도 감정교류도 단절된 이 부부에게 어느 날,
견고한 쇼윈도를 깨부술 기회가 찾아온다.
그 기회를 선사(?)한 건 다름 아닌 한 통의 협박 전화...!
희망이라곤 한 톨도 없어 보이던 이 부부 사이에
두 사람만의 은밀한 비밀을 아는 협박범이 끼어들며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몰랐던 모습을 알게 하고 감춰뒀던 속엣말을 꺼내게 만든다.
차마 눈을 보고 말할 수 없었던 진심,
그간 쌓였던 오해, 용기가 없어 꺼내지 못했던 감정들까지 전부 다.
비단 정략결혼으로 묶인 이 부부에게만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전화보다 문자가 더 편한 요즘 세상,
내 감정을 나 대신 이모티콘이 표현하는 시대,
직접 대면해 대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갑자기 걸려 오는 전화가 무섭고 싫어 ‘콜포비아’라는 것이 생길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 변한 요즘.
누군가와 진심으로 마음을 터놓고 소통한다는 것은
부부, 부모, 친구, 동료 간에도 어려운 일이다.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른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건 없다.
이 드라마는 두 남녀가 단절됐던 부부관계를 깨고
진정으로 소통하게 되는 이야기다.

배우 유연석은 최연소 대통령실 대변인인 백사언 역을 맡았다. 뛰어난 언변은 물론이고 찰나의 동작, 호흡, 눈짓, 표정 하나도 능수능란하게 컨트롤하며 여론을 휘어잡는 젊은 정치 엘리트로 인기가 높다.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현 여당 대표이며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의 외동아들이기도 하다. 그의 아내는 우리나라 최대 언론 청운일보 사주 차녀 홍희주이다. 두 사람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아버지와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청운일보 회장의 전략적 유착관계로 맺어진 정략결혼 3년 차 부부이다. 지난 3년간 그 어떤 대화도 감정적 소통도 없이 살았던 두 사람. 그러던 어느 날 백사언은 의문의 협박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그때는 몰랐다. 이 전화 한 통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줄은.

배우 채수빈은 우리나라 최고 언론사주 둘째 딸이자 차기 대권주자의 외동 며느리인 홍희주 역을 맡았다. 대통령실 대변인의 아내라는 위치까지 겉모습은 화려하다. 하지만 그녀의 실체는 클럽 가수 출신 엄마가 밖에서 데려온 의붓자식에, 백사언의 비즈니스 와이프이다. 여덟 살부터 시작된 함묵증, 만성 무기력증, 울화병으로 속은 곪아 터지기 일보 직전인 홍희주는 뛰어난 수어통역사로 법원, 방송국 등으로 파견업무를 나가고 있다. 홍희주는 집에서 자신의 역할은 아내가 아니라, 양가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거래한 인질일 뿐이라는 것을 안다. 3년 전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 뒤 그녀가 백사언의 아내라는 사실은 공개된 바가 없다. 그렇게 비밀스럽고 무미건조한 쇼윈도 부부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홍희주는 납치를 당하고 만다. 그리고 남편의 전화 응답기가 돌아가자 홍희주 안에서 수년간 꾹꾹 눌러왔던 울화와 분노, 깊은 빡침이란 것이 폭발한다. 그때는 몰랐다. 이 전화 한 통이 희주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이외 드라마에는 배우 허남준과 배우 장규리가 남녀 주인공에 각각 애틋한 감정을 품은 인물들로 등장해 긴장감과 재미를 더한다.

한편 드라마는 원작의 기본 스토리와 에피소드를 살리면서도 드라마 특유의 치밀한 전개 및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주연 배우의 연기에도 호평이 따랐다. 이들은 스릴러, 로맨스, 코미디 장르를 넘나들며 복잡한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표현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나무위키> 등 인터넷 연예정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