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기온에서도 생존, 장염 일으키고 전염성 강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식중독은 여름철에만 성행하는 것이 아니다. 겨울철 들어서면 노로바이러스(Norovirus) 감염 식중독 환자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한국 질병관리청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 겨울철에서 초봄(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주로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9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통계에서도 10월에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식중독(장관감염증)으로 신고된 환자 수는 20명 선이었으나 11월 들어서 30명 선으로 올라섰다.

낮은 기온에서 번식력이 떨어지는 대부분의 바이러스와 달리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로 추위에 강하다. 노로바이러스가 겨울철에 유행하는 이유이다. 더 강한 노로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비세균성 급성 위장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미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2천300만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돼 급성 위장염에 걸리며, 이중 5만명은 병원신세를 지고 310명이 사망한다.

현재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할 백신이 개발 중이며 상용화에 이르기 까지는 5~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염성 매우 강해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장염 바이러스다. 노로 바이러스라는 이름은 지난 2004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워크에서 집단 발병, 이 지역 이름에서 유래됐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감염자의 분변이나 구토물에서 발견된다. 노로 바이러스 식중독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지하수와 해수가 채소, 과일류, 굴이나 홍합 등 패류, 해조류 등 식품을 오염시킬 때 발생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식품이나 음료 등을 섭취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만진 손으로 입을 만졌거나 질병이 있는 사람을 간호할 때 또는 환자와 식품, 기구 등을 함께 사용했을 경우 발병한다. 전염성이 강해 공동의 식사 공간과 좁은 숙소가 있는 유람선과 같은 환경에서도 잘 번성한다.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할때는 채소, 과일, 패류, 물 등은 되도록 끓여서 조리해야 한다. 냉장실에 보관된 채소라도 조리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세척하는 것이 좋다.

환자가 만진 수도꼭지, 문고리 등을 다른 사람이 손으로 만진 후 입을 만지거나 음식물 섭취할 때도 감염될 수 있다. 또 설사 증세를 보이는 유아의 기저귀를 만졌다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초기 증세는 독감이나 장염과 비슷

노로바이러스 초기 증세는 발열, 구토, 설사, 복통을 동반하는 등 독감이나 장염과 비슷하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주로 구토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겨울철 토하는 질병'(Winter vomiting bug)으로 부르기도 한다.

흔히 바이러스 접촉 24~48시간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민감한 사람은 서너 시간 뒤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대부분 의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만으로도 2, 3일 안에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노인, 어린이 등은 탈수 증상을 보일 수 있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현재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나 감염을 예방할 백신은 없다. 또 노로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일종이므로 항생제 치료도 듣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구토와 설사를 할 때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 충분하게 음료수, 주스, 물 등을 섭취해주는 게 좋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증상을 느끼는 날부터 회복 후 최소 3일까지는 전염성이 있다. 또 일부에서는 회복 후 2주간 전염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손을 깨끗이 씻어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

감염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식품 조리를 중단해야 한다.

질병 발생 후에는 오염된 식기 등은 소독제로 철저히 세척하고 살균해야 한다.

또 바이러스에 감염된 옷과 이불 등은 즉시 비누를 사용해 뜨거운 물로 세탁하도록 한다. (NIH, 인터넷 건강정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