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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스페셜리포트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일본 정부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
[김종성의 히,스토리] 집요한 일본의 철거 운동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한국 정부


▲ 2020년 9월 28일(현지시간) 제막식을 통해 시민들과 만나게 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유럽내 공공부지에 세워진 첫 소녀상이다. ⓒ 클레어 함

(서울=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그런데 꼭 착한 사람이 지성을 바쳐야 감응을 받는 것은 아닌 듯하다. 악인이 정성을 바쳐 응답받는 일도 허다하다. 악인은 하늘이 아닌 다른 무언가의 감응을 받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악인이 치성을 올려 뜻을 이루는 경우도 많다.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과 관련해서도 그런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이 일본 도쿄에 가서 가미카와 요코 외무대신에게 "우리가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녀상 처리 방안을 제시한 사실이 보도되고 있다.

언론에 소개된 16일 자 베를린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베그너 시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반대하는 기념물은 찬성하지만, 더 이상 일방적인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도쿄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미테구청과 연방정부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9년 8월 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개최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때에 평화의 소녀상이 등장했으나 이틀 뒤 전시가 취소됐다. 그달 3일 자 기사 '위안부문제상(像) 전시 중지'에 따르면,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은 "소녀상의 설치를 인정했다는 것은 한국 측의 위안부에 관한 주장을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베그너 시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반대하는 기념물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소녀상의 취지를 이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소녀상 설치를 두고 '일방적인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소녀상 설치를 인정하는 것은 한국의 주장을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는 나고야 시장의 주장과 비슷한 발언을 한 것이다. 일본의 집요한 철거운동에 하늘이 아닌 베를린 시장이 감응을 보인 셈이다.

이 문제에 정통한 독일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는 베그너 시장의 발언을 철거 추진 의사로 해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리아협의회는 18일 자 입장문을 통해 "베를린시가 일본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소녀상을 독일과의 외교 현안으로 부각시킨 일본


▲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시에서 미테구청의 소녀상 철거 명령에 맞서 철거반대집회가 열리고 있다. ⓒ 코리아협의회

2020년 9월 28일 제막된 베를린 소녀상은 한 달도 안 돼 철거 위기에 처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내각 관방장관과 외무대신, 일본대사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미테구청장이 '10월 14일까지 철거하라'는 명령을 10월 7일에 내렸기 때문이다.

한국도 아닌 독일에서 이런 압박을 받으면서도 위안부 소녀상은 3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유럽의 중심 도시에서 제국주의의 만행을 고발하고 있다. 이게 가능한 것은 한국 시민운동가들의 활동과 독일 국민들의 응원에도 기인하지만, 위안부 문제가 이미 한국을 떠나 세계적 이슈가 된 데에도 기인한다. 그 같은 세계적 공감대로 인해 소녀상을 지키는 수호신의 국적이 세계화된 것도 베를린 소녀상을 지키는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수호신들이 그처럼 만만치 않은데도 베를린 소녀상은 아직은 불안해 보인다. 소녀상의 입지가 완전히 탄탄하지 않은 것은 일본이 이 문제에 커다란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국 국민들의 문제인데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한국 정부와 명확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일본은 베를린 소녀상 제막식 다음 날부터 강공을 펼쳤다. 2020년 9월 29일 자 <교도통신> '베를린 소녀상 철거를, 가토 씨'에 따르면, 가토 가쓰노부 내각 관방장관은 그날 기자회견 때 "극히 유감"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철거를 위해 다양한 관계자에게 접근해 우리나라의 입장을 설명하는 등으로 노력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독일 내의 여러 루트를 동원해 철거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그 직후인 10월 1일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대신이 프랑스 방문 중에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과의 영상통화에서 소녀상 철거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소녀상 문제를 독일과의 외교 현안으로 신속히 부각시킨 것이다.

이날 모테기는 "일본의 입장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설득을 시도했다. 위안부 문제는 거짓이니 철거에 협력해달라고 하지 않고, 일본의 입장과 맞지 않으니 철거에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던 것이다. 억지스럽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잘 알 텐데도 이렇게 한 것은 일본 정부가 그만큼 이 문제에 의욕을 갖고 있음을 반영한다.

일본 방위성 소속 방위연구소(NIDS)가 2021년 3월 9일 발행한 제161호 기사 '베를린의 위안부상(像)을 생각한다'에 "미테구는 베를린시의 중앙에 위치한 중핵 지구로서 약 38만 명의 인구를 갖고 있으며 이민이나 외국인이 베를린시에서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세계적 도시인 베를린시 내에서도 중핵을 차지하는 미테구의 공유지에 소녀상이 세워진 사실은 일본 정부가 이 문제에 사활을 거는 이유 한 가지를 설명한다.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리 외교부


▲ 2020년 11월 6일 자 <마이니치신문> 기사 '소녀상 철거 요구, 나고야 가와무라 시장이 독일 베를린 구청장에게 서신 보내' ⓒ 마이니치신문

일본이 베를린 소녀상의 파급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는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까지 이 문제에 개입한 데도 느낄 수 있다. 2020년 11월 6일 자 <마이니치신문> '소녀상 철거 요구, 나고야 가와무라 시장이 독일 베를린 구청장에게 서신 보내'에 따르면, 가와무라 시장은 미테구청장에게 "매우 유감스럽다"며 "한국의 정치적 주장에 독일이 휘말려들어 일·독 우호협력관계가 파괴돼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나고야 시장이 이처럼 강경한 메시지를 발신하며 끼어든 명분은 그 자신도 이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고야에서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전시된 소녀상과 베를린에 세워진 소녀상이 똑같이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을 근거로 나고야 시장도 미테구 '내정'에 간섭했던 것이다.

나고야 시장의 개입만큼이나 이례적인 일이 2022년 4월 28일에 있었다.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소녀상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정상 간의 회담에서 베를린시 구청 문제를 거론하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던 것이다.

그해 5월 10일 자 <산케이뉴스>는 '기시다 수상, 독 수상에게 베를린 위안부상 철거를 요청'이라는 단독 기사를 내보냈다. 기시다가 남의 나라 구청 문제에 유감을 표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철거까지 요청하는 구체적 개입을 시도했던 것이다.

이처럼 일본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를 가리지 않고 독일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자국의 악행을 숨기기 위한 나쁜 일이기는 하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지성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베를린 시장도 감응을 했으리라 볼 수 있다.

사과·반성할 마음이 없다면 차라리 잠자코 있어야 하는데도 일본은 독일을 향해 치성을 올리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보도에 따르면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에 한일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19일에 밝혔다.

언뜻 들으면 민간 활동에 개입하는 일본 정부를 나무라는 발언이 될 수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가 일본 정부를 나무랄 리 없다는 점은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자국민에 대한 외국의 만행을 적극 규탄해도 모자랄 한국 정부가 이렇게 지성을 다하지 않으니, 하늘이 '감천'하고 싶을지 않을지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4년 5월 22일, 수 10:1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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