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후 주거지와 일터 간 거리 3배 증가, 출퇴근서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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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시기부터 시작된 재택근무가 최근 더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팬데믹 초기 퇴근시간에 오가는 차량이 거의 없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시 다운타운 고가도로 모습. ⓒ 코리아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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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많은 미국인들이 출퇴근에서 해방되고 있다.
금융정보 사이트 <너드월렛>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들의 거주지와 일터까지의 평균 거리는 2019년 10마일에서 2023년 27마일로 거의 3배 증가했다. 물론 이같은 거리 증가는 팬데믹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너드월렛> 보도는 급여 관련 소프트웨어 회사인 구스토(Gusto)와 재택근무 추세를 연구하는 팀인 스탠포드 WFH(Working from home) 그룹이 3월 초 발표한 연구를 토대로 한 것이다.
연구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약 5800개 중소기업의 급여 데이터를 분석했다. 거리는 피고용자의 주소와 근무지 주소를 연계해 측정한 것이다.
데이터는 팬데믹이 닥친 후 일을 시작한 사람들 사이에서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의 거리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0년 3월 이후에 고용된 근로자들은 고용주로부터 평균 35마일 떨어진 곳에서 살았다. 이는 2020년 3월 이전에 고용된 사람들의 거리보다 두 배 이상 먼 것이다.
급여 데이터는 하이브리드(재택 근무와 출근 겸용) 또는 원격 근무 방식을 구분해 제시하지는 않았다.
팬데믹 이전에는 전체 유급 노동일의 약 7%가 재택 근무였다. 그러나 올해 2월 기준 재택근무 비율은 28%였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근로자가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횟수가 줄어들거나 출퇴근이 아예 없어진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고용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살 수 있고, 거리 때문에 예전에는 불가능했을 수도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연구원들은 말했다. 스탠포드 WFH 그룹의 일원인 호세 마리아 바레로는 사람들이 팬데믹 기간에 사무실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더 큰 집을 찾으면서 고용주로부터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너드월렛> 연구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근로자의 5.5%는 고용주로부터 50마일 이상 떨어져 살았다. 이는 2019년의 0.8%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 비율은 특정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훨씬 더 높다. 가령 기술직 근로자의 경우 20% 이상이 고용주로부터 100마일 이상 떨어져 살았다.
재택근무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가장 잘 접근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는 집단들이 실제로 고용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살고 있었다.
가령 30대(육아가 가장 큰 연령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직장과 가장 멀리 떨어져 살고 있었다. 회사원, 특히 기술, 금융 및 보험, 전문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산업(건설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고용주로부터 더 멀리 살았다. 연간 10만 달러 이상 고 소득자는 다른 집단에 비해 고용주로부터 더 멀리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