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벨트웨이 남서쪽서 27번 도로까지 5마일 구간. 주행 중 자동 충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영화에나 나올 법한 혁신적인 고속도로가 올랜도 지역에 건설될 예정이다.

디즈니월드와 가까운 오렌지카운티 벨트웨이(429)와 서쪽으로 레이크 카운티 유에스 하이웨이(US Hwy) 27번까지 연결될 516번(SR) 도로는 전기차가 자동으로 충전을 받을 수 있는 도로이다. 즉 전기차는 도로 특정 구간에서 달리면 전력을 자동으로 공급받는다.

4차선인 516 도로는 차가 도로 포장에 설치된 특수 트랙(약 4분의 3마일)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배터리 전력을 보충할 수 있게 한다.

중앙플로리다고속도로공단(CFHA)이 계획하고 있는 도로 공사는 노르웨이의 무선에너지 전문회사인 NRX(엔알엑스)가 맡게 된다. 엔알엑스의 세르히오 페레즈는 "이 국도는 세계 최초로 도로 신설단계에서 전기 충전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지역 매체에 전했다.

현재 디트로이트, 인디애나, 캘리포니아, 유럽, 이스라엘 등 세계 곳곳에서 무선 도로 충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지만 모두 기존 도로를 개조하고 있다.

516도로는 길이가 5마일 미만밖에 되지 않지만, 미래에 실현 가능한 도로 모델이라는 위상을 갖게 된다.

도로 건설은 이달 초부터 2027년 말까지 진행된다. 건설 예산 5억 5천만 달러 중 1400만 달러는 전기 자동차 충전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첫 해 도로 이용 차량 추정치는 일일 2만1000대이며, 5년차에는 2만5000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도로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도로 프로젝트는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됐으나, 벨트웨이 근교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주거지들과 더불어 늘어나는 교통을 통제하고자 지방행정국의 프로젝트 목록에 상당기간 올라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크 카운티 위원이자 고속도로공단의 일원인 션 파크스는 "516 도로는 지역의 동서 교통을 완화하기 위해 수년간 논의되고 계획되어 왔다"라고 신문에 전했다.

516 도로 건설은 콘크리트 도로에 무선 충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이며, 소형차와 대형 트럭 모두에 가능한 설비를 갖춘다. 도로 충전은 포장도로에 설치한 전선 코일에서 이뤄진다. 전기차도 차량 배터리에 전기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차량 바닥에 전선 코일로 이뤄진 수용판(리시버 플레이트)를 부착해야 한다.

엔알엑스측은 516의 시스템이 충전 역량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기본 가정용 충전의 경우 20킬로와트 미만의 강도를 가진 자동차 배터리에 전기를 주입할 수 있다. 지난해 올랜도 다운타운 지역에 설치된 급속 충전기 허브에는 6개의 240 킬로와트, 15개의 120 킬로와트 충전기가 있다. 516 도로 시스탬의 경우 최대 200킬로와트의 강도로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한편 중앙플로리다고속도로공단은 혁신과 시범 프로젝트를 지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 시스탬인 이패스(E-PASS) 트랜스폰더이다. 이 프로그램은 1989년부터 시행됐다. 이는 플로리다 교통부가 선패스(SunPass) 트랜스폰더를 사용하기 5년 전이다.

또 516 시스탬은 환경 친화적인 면에서도 도로 건설 사례이다. 우선 도로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1메가와트 정도의 전기는 태양 전지판에서 얻는다.

도로에는 늪지대로 이주하는 야생동물들을 위해 길이 260피트, 넓이 18피트, 높이 8피트의 지하도가 설치되며, 도로 인근에는 레크리에이션 산책로가 들어설 예정이다. 도로 조경 역시 친환경을 고려해 플로리다 토종 식물과 잔디 깎기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풀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