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법 강화, 배심원 만장일치 대신 8대 4로 변경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해 플로리다주에서 6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는 미국에서 텍사스주(8명) 다음으로 최고치이다. 전국적으로 1년간 처형을 받은 사형수는 24명이다.

플로리다는 사형제도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5개 주 중 하나이다. 특히 주정부의 사형제는 2023년에 큰 변화에 직면했다. 주정부는 3년 만에 사형 집행을 재개했을 뿐만 아니라 배심원의 사형 권고 기준을 크게 낮추고 사형 대상 범죄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는 6건을 기록했고, 지난해 미국의 사형 집행 건수 증가의 주 요인이 됐다.

그렇다면 플로리다의 사형법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난해 초 주 의원들과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개정한 법은 사형을 이전보다 쉽게 만들었다. 즉 배심원들의 사형 권고 기준을 만장일치 대신 8대 4로 결정한 것이다.

또 의회는 아동 성학대 범죄에 대해 사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이는 미국과 플로리다주 대법원 판례와 배치되는 변화이다.

<탬파베이타임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제5사법위원회 검찰은 지난달 성범죄자에 처음으로 사형을 구형했고, 디샌티스 주지사는 검찰의 기소를 전면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D.C.에 기반은 둔 사형정보센터(Death Penalty Information Center)는 플로리다의 사형제 강화는 근래 미 국민들 사이에서 사형에 대한 지지가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형 대안을 위한 플로리다 주민(Floridians for Alternatives to the Death Penalty)'단체의 상임이사인 마리아 델리바토는 플로리다가 "전국에서 가장 극단적인 사형주"가 됐다고 신문에 전햇다. 델리바토는 플로리다의 사형제 강화는 파크랜드 고등학교에서 총기난사범에 대한 2022년 판결, 그리고 디샌티스의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의식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7명의 학생과 교사 등 17명을 살해한 범인은 배심원단의 투표(찬9, 반3)로 만장일치를 비켜가 사형을 면하고 무기징역을 받았다. 이에 희생자 가족들은 분노를 표했다. 주지사가 배심원 문턱을 낮추는 법안에 서명하자, 사망 학생 중 한명인 메도우 폴락의 친형인 헌터 폴락은 디샌티스의 법안 제정에 직접 감사를 표했다.

디샌티스의 새 대법관 임명, 더 보수화 된 법원

플로리다주는 2017년 주 대법원의 판결을 토대로 만장일치 배심제 요건을 도입했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가 새 대법관을 임명한 뒤 더욱 보수화 된 법원은 이 방침을 뒤집었다.

디샌티스는 파크랜드 판결에 실망감을 표시하며 최소 8명의 배심원 투표를 제안했다. 그리고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는 주지사의 제안대로 배심원 문턱을 낮췄다. 결국 지난해 사형수 6명 중 2명은 새 법 아래서 사형집행을 당했다. 이들에게 내려진 배심원단 투표는 각각 8대 4, 그리고 10대 2였다.

현재 미국에서 배심원 만장일치제를 시행하지 않는 주는 플로리다주와 앨라배마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