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요산 등 … 최근에는 카르복실산 주목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있어도 특정인이 유독 모기에 잘 물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모기는 열과 이산화탄소와 냄새(사람 체취)에 끌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면서 호흡(날숨에 이산화탄소 포함)을 가쁘게 쉬는 사람이 모기에게 잘 물린다.

일부 과학자들은 사람마다 고유한 신체 화학성분이 모기를 불러 들이는 데 주요 역할을 한다고 지적해 왔다. 플로리다대학(UF)의 제리 버틀러 교수는 2015년 의료 포털 사이트인 '웹 엠디'에 올린 기고에서 "피부에 스테로이드와 콜레스테롤이 많은 사람이 모기를 불러 모은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것과 모기 물림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신체가 피부의 콜레스테롤을 잘 처리한 사람들이 모기에 많이 물린다는 것이다. 버틀러 교수는 피부에 남은 처리 부산물이 모기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곤충학회의 존 에드먼 박사는 모기를 끄는 특정 분비물로 요산을 들었다. 모기는 요산과 같은 특정 산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사람에게 달라붙는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체취에 섞여 있는 카르복실산 성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달 20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렸다.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 코너 맥메니먼 교수팀은 실내 실험실이 아닌 실제 자연과 비슷한 조건에서 연구하기 위해 아프리카 잠비아에 실험장을 만들고 모기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말라리아모기(Anopheles gambiae)가 어떻게 멀리 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어떤 사람을 선택해 공격하는지 실험하기 위해 실험장에 사람 피부 온도인 35℃로 가열할 수 있는 착지판들을 설치하고 착지판에 이산화탄소와 사람 체취를 공급하는 파이프를 연결했다. 그리고 매일 밤 모기 200마리를 풀어놓고 적외선 모션 카메라로 모기 활동을 관찰했다. 파이프를 통해 실험실에 유입된 사람 체취는 실험장 밖에 설치된 1인용 텐트 6개에서 실제로 자는 6명으로부터 공급됐다.

관찰 결과 모기는 이산화탄소만 공급된 가열 착지판보다 사람 체취가 공급된 착지판을 더 선호했다. 체취 중에서는 피부 미생물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카르복실산이 특히 많이 포함된 착취판에 지속해서 달려들었다. 반면 식물에서 발견되는 화합물인 유칼립톨이 다른 사람보다 3배나 많은 체취에는 거의 다가가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칼립톨 수치가 음식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모기에 덜 물리려면 발 깨끗이 닦아라!

다음은 그동안 여러 과학자들이 내놓은 '모기를 끌어들이는 요인'들이다.

- 모기는 A형보다 O형을 훨씬 더 좋아한다.
일본 연구진 결과에 따르면 O형 혈액을 가진 사람은 A형 타입의 혈액 보유자보다 거의 2배 가까이 모기에 잘 물린다. 연구진은 모기가 O형 혈액을 더 맛있는 피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 맥주 좋아한다면 모기를 조심해라.
맥주 한 병을 마시면 모기에 물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전미 모기예방협회(AMCA)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맥주를 마시기 전과 마시고 난 후의 모기 물림 정도를 측정했다. 결과적으로 모기는 참가자들이 맥주를 마시고 난 뒤 눈에 띄게 피부에 달라붙었다.

- 보름달이 뜨는 때 모기를 더욱 조심하라.
AMCA는 모기는 보름달이 뜨는 시기에 평소보다 500배 더 활발하다고 보고했다. 일반적으로 모기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시기는 해 질 무렵과 해 뜨는 이른 아침으로, 이 때는 특정 종류의 암컷 모기가 먹이를 찾아 40마일까지 날아간다. 수컷 모기는 사람을 물지 않는다.

- 모기에 덜 물리려면 발냄새를 줄여라.
모기는 발냄새에 민감하다. 바트 놀스라는 과학자는 실험실에서 속옷만 걸친 채 모기가 신체 어느 부분을 가장 잘 공격하는 지 관찰했다. 그 결과 모기의 75%는 그의 발 부근에 달라 붙음을 알게 됐다. 이후 과학자는 비누로 발을 깨끗이 씻은 뒤 관찰했다. 이 때 모기 공격은 거의 없어졌다. 과학자팀은 '림버거 (Limburger)'와 같은 발 냄새와 비슷한 역한 냄새를 풍기는 치즈도 모기를 불러 모았다고 보고했다.

- 모기는 임산부를 알아본다.
임신 여성은 일반 여성보다 2배나 더 모기에 잘 물려 모기 관련 질환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아진다. 과학자들은 임신 말기 여성들이 내뱉는 호흡이 일반 여성에 비해 21%나 더 높아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높기 때문에 모기를 더 끌어들인다고 평가했다. 또 과학자들은 임산부 여성의 복부가 일반인에 비해 1도 정도 더 높아 땀을 더 배출하기 때문에 모기를 더 잘 끌어들인 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여성의 배란기에 체온이 상승해 모기를 더 끌어 들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 운동할 때 모기가 더 달려든다
모기는 날숨의 이산화탄소와 땀 속에 포함된 락틸산과 같은 물질에 이끌리기 때문에 달리거나 운동하는 등 몸을 많이 움직일 때 더욱 달려드는 경향이 있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AMCA에 따르면 운동할 때 모기에 물릴 가능성은 평상시 보다 50% 정도 높아진다.

- 모기는 흡혈귀처럼 어두운 색을 좋아한다
어두운 색 옷은 밝은 색 옷에 비해 모기를 더 끌어당긴다. 여러 색깔의 옷을 놓고 조사한 한 연구 결과 검정색이 가장 모기를 많이 불러 모았다. 회색과 파랑색은 모기 선호도가 중간 정도였으며 카키, 초록, 베이지, 노랑색 옷은 모기가 가장 덜 선호하는 색깔이었다. (<연합뉴스> 등 매스컴 정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