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장 뉴욕으로!...볼거리 홍수에 넋을 잃다

(지난호에서 이어짐) 81불짜리 모텔에서 아침으로 도너스 한개와 커피 한 잔씩 달랑 들고 나와 애틀랜틱 시티로 들어갔다.

이 도시는 하얀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 따뜻한 기후로 인해 고급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며 약 십여마일에 달하는 해안 도로를 따라 대규모의 카지노들이 즐비해 동해안의 라스베가스로 불리고 있을 정도이다.

관광객들의 산책로로서 이용되기도 한 이 길은 전에는 정장 차림의 신사 숙녀들이 우아한 모습으로 걸어 다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반바지 티셔츠 차림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며 카지노를 찾아드는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카지노에서 2백불 잃고 헛웃음

여름 휴가철 성시의 계절로 많은 관광객들이 카지노를 즐기고 있었는데 나와 아내는 50불씩만 잃고 가기로 하고 들어갔다. 나는 1불짜리 슬럿을 당겼고 아내는 25전짜리를 당기고 있었는데 나는 5분도 못되어 50불을 날렸고 아내쪽에선 가끔 동전 떨어지는 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아내도 결국 10분만에 50불을 날렸다.

이제 카지노 구경도 했으니 그만 가자고 나오는 데 어떤 사람의 머신에서 돈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계속 25전짜리 동전이 방 방 떨어져 수북이 쌓이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걸 보니 이내 섭섭한 마음이 들어 꼭 한번씩만 더 하기로 결정하고 또다시 1백불을 반반씩 나눠 슬롯을 신나게 당겼다.

이번에는 나도 25전짜리로 천천히 핸들을 잡았다. 운이 좋았는지 동전 10개가 떨어진다. 재미가 붙었다. 또 몇 번 공치더니 또 한번 걸렸다. 이번에는 동전이 꽤나 쏟아져 다 모아보니 30개가 되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이런 맛에 밤을 새워가며 타고온 자동차까지 날려 보내는가 보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10분만에 몽땅 1백불을 날려 보내고 서로 헛웃음을 짓고 나오는 데 로비 한 구석에서 큰 싸움이 벌어졌다. 30대 쯤으로 보이는 젊은 부부가 입에 거품을 물고 싸우는 데 액수는 알수 없으나 남자가 돈을 몽땅 잃어버린 것만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았다. 즐거운 여행을 와서 여행비를 몽땅 날렸으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싸움밖에 더 있겠는가?

우리처럼 아예 1백불씩 잃어버릴 셈 치고 날려 보내는 것이 서로 마음고생 하지 않고 편안하지 않은가. 그 젊은 사람은 1불짜리 복권 한 장 사서 몇 밀리언을 기대하는 것이나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지극히 어리석은 자여 꿈에서 깨어 현실로 나오게나..."

카지노를 나와 애틀랜틱 시티의 아름다운 해안 모래사장을 걸어 보았으나 플로리다의 해안가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시골 촌놈 서울이 두려워 과천에서부터 기었다더니..."

오늘은 뉴욕까지만 가자고 결심하고 언제나 습관처럼 아침 일찍 다음 여행 도착지를 향해 출발했다.

워싱턴에서 뉴욕까지는 약 4백마일 정도 되었다. 오후 5시경에 도착 했으나 시내 깊숙히 들어가지 않고 외곽지 허름한 모텔에 여장을 풀었다. 촌놈이 서울이 두려워서 과천에서 부터 기었다는데 미국 시골 촌놈이 되어 뉴욕 시내를 쑥 들어가지 못하고 변두리에 숙소를 정한 걸 보니 나도 별 수 없는 촌놈인 모양이다.

몇 년 전 아내와 같이 3박4일 비행기 편으로 여행 왔을때는 브로드웨이 고층 빌딩 47층에서 머물다 간 일이 있었지만 오늘처럼 차를 가지고 오니 우선 겁이 났고 파킹할 곳도 없다. 또 거리에 홍수처럼 넘치는 질주하는 차량의 물결에 기가 죽었다.

뉴욕은 동부지역 관광의 중심이자 세계 최대의 도시로 미국대륙의 동부 해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맨하탄과 브루클린, 퀸스, 브롱스, 스테이트 아일랜드 이렇게 다섯 개의 독립구로 이루어졌다. 이중 맨하탄은 동쪽으로 이스트강 서쪽으로 허드슨 강 남쪽으로 어퍼 뉴욕만에 둘러쌓인 길다란 섬으로 문화와 예술 상업의 중심지이다.

이 협곡과도 같은 거대한 도심 속 거리와 높이 치솟은 마천루 속에서 색다른 낭만이 느껴지는 도시 뉴욕은 세계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연극, 음악, 미술 등 세계 예술 문화의 창조지로서 뉴욕은 다양한 인종들이 펼치는 새로운 문화가 흥미 진진한 볼거리가 아주 많은 곳이다.

또 도시 전체가 현대 디자인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듯한 건축물로 가득하며 다양한 음식점이 많았으나 일단 먹고나면 음식값이 만만치 않았다. 한국식당은 그런데로 싼 편이었으나 미국식당은 플로리다보다 배나 비싼 것 같았다.

다섯개 독립구로 이루어진 뉴욕, 맨하탄이 중심부

많은 사람들에게 맨하탄은 뉴욕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에는 쇼핑가로 알려진 5번가를 비롯해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월스트리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센트럴 파크, 브로드웨이, 그리고 할렘에 이르기까지 뉴욕을 상징하는 모든 것들이 몰려 있다.

뉴욕을 가리켜 흔히 수상도시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뉴욕시를 이루고 있는 맨하탄과 스테이트 아일랜드가 독립된 섬이며 퀸스와 브루클린은 대륙을 따라 길게 놓인 롱아일랜드 남단에 있어 대륙과는 겨우 브롱스하고만 연결 되어 있기 떼문이다. 이들 5개 지역은 60여개의 교량과 해저터널 및 페리보트 항로로 연결되어 있다.

맨하탄 섬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1524년 이탈리아의 항해사 조반니 다베라자노였다고 하며 그로부터 1백년 뒤 네덜란드가 허드슨 강으로 진출해 이곳을 뉴-네덜란드로 정하고 맨하탄에 뉴암스텔담을 세웠다고 한다. 1626년 최초의 주지사 피터 미누이트가 이곳 인디언들에게서 24불어치 싸구려 장신구를 주고 맨하탄 섬을 샀다는 유명한 에피소드는 이곳을 방문할 때 마다 듣는 단골 메뉴이다.

1886년 프랑스에서 도착한 자유의 여신상은 수 세대에 걸친 이민자들의 관문으로서 도시의 상징이 되었으며 20세기 초 높이 치솟은 마천루들이 맨하탄에 급작스럽게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뉴욕은 세계의 큰 강대국 미국의 실질적인 수도이자 세계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했던 것이다.

우리는 메트로폴리탄의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팬텀 오브 오페라'를 감상하기로 했다. / 신동주 (탬파 거주 동포)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