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그룹 '휴먼라이트워치', 연례보고서에서 주장

뉴욕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국제인권단체그룹 '휴먼라이트워치(Human Rights Watch)'는 지난해 미국이 이라크의 아부 그라이브와 쿠바의 관타나모섬 포로들에 대한 학대로 세계 인권국 또는 테러에 대한 전쟁국으로서의 미국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13일 발표했다.

미국, 인권법 공공연히 어기고 정당화

'휴먼라이트워치'는 세계 60개국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연례보고서에서 "대부분의 정부들이 국제 인권법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처럼 영향력이 막강한 국가의 정부가 인권법을 공공연하게 위반하고는 이에 대한 정당화를 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인권단체는 "미국은 또한 스스로 법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 하여금 자기들과 똑같이 법을 어기도록 했다"면서 미국이 인권법 위반을 주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단체는 또한 지난해 아브그라이브 포로 학대가 소수의 군인들에 국한된 문제였다는 부시 행정부의 주장에 반박, 부시 행정부측에 "고문과 학대 등을 명령하거나 지휘한 미국 관리들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를 임명하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8월 제임스 슐레진저에 의해 주도된 독립조사위원회는 감옥에서 근무했던 미군병사들에게 주된 책임이 있다고 밝혔으나, 군 고위 지휘관들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포함한 고위 국방성 관리들도 지휘 책임과 직무태만의 잘못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휴먼라이트워치는 이번 보고서에서 "자살 폭탄 공격, 참수, 민간인들에 대한 공격 등 기본적 인권에 반하는 모든 사건들의 경과를 놓고 볼 때, 미국의 도덕적 권위가 약화되었음이 예민하게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위협 두가지를 지적했는데 그 첫번째는 구금자들에 대한 처우, 두번째는 수단의 다르푸르에서 벌어진 인종청소와 강제이주 등이다.

"무반응이 기본적 인권 훼손시킨다"

보고서는 "대량으로 행해지는 잔학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무반응이야말로 기본적인 인권을 훼손시키고 있다"면서 "인권을 보호하는 일은 전세계적으로 단호하게 반응하느냐 않느냐에 달려 있다"고 결론지었다.

500페이지 이상에 달하는 이번 보고서는 종교 집단들과 인권운동단체들과의 갈등이 점증하고 있으며, 성적 소수자들의 권리에 대한 운동에 저항하는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종교, 전통 또는 도덕의 이름 하에 표현의 자유를 검열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제한하려는 모든 노력들에 반대한다"고 적시했다. / 김명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