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지능 향상 맞춰 지능 테스트도 업 그레이드

플로리다주 각 공립학교에는 영재반이라고 할 수 있는 '기프티드 클래스(Gifted Class)'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영재반은 특정 잣대를 사용해 일반학생들에 비해 지능이나 수학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구별, 그들의 수준에 맞춰 교육을 베풀고 육성해 나가는 특수학급이다.

주 교육부는 사실 영재교육을 '이셉셔널 스튜던트 에듀케이션(exceptional student education·ESE)' 이라는 특별 교육분야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 특별분야는 영재학생과 장애학생 등 두가지로 구분해 별도의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ESE는 특별 학생들이 장차 그들의 미래를 적절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특별 교수방법과 자료를 통해 양육한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플로리다, 100명중 4명 영재반에

2004년 주 교육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플로리다주 공립학교 영재반에 등록돼 있는 학생 비율은 전체 학생의 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역 교육구에 따라 3% 미만 혹은 6%를 차지하는 곳도 있다는 뜻을 의미한다.

영재반은 킨더 가튼부터 실시되고 있으며, 영재교육을 받기 위해선 선생의 추천과 더불어 지능 테스트(IQ) 전문가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일단 심사에서 합격하면 영재반에 들어가며 이들은 고등학교 졸업때 까지 ESE가 정한 커리큘럼 속에서 지속적인 학습을 받게 된다.

영재반 클래스는 일반 클래스에 비해 규모가 작고 자격증을 소지한 교사에 의해 진행된다. 또 수업내용은 도전적이며 일정기간마다 학부모와 교사팀과의 미팅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평가를 검토받는다.

그러나 각 카운티 교육부마다 행정방식은 달리 하고 있어 매일 영재반을 운영 하는 카운티가 있는가 하면 일주일에 하루만 별도의 영재 클래스에 참여케 하는 카운티도 있다.

또 일부 고등학교들은 영재반 학생들이 공부 잘하는 일반학생들과 같은 수준의 고급 클래스를 수강케 하고 있다.

초등학교 초반에 주로 등록

영재반 학생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초반에 등록을 허락받고 있으며 드물게는 중학교 재학중에도 심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사실 뒤늦게 영재반에 합류하는 학생들은 다른 나라에서 전학온 자녀들이 많으나, 때론 학부모의 열성으로 진입하기도 한다.

자녀 교육에 열정을 쏟아 붓고 있는 아시안 학부모처럼 미국에도 자기 자녀의 영재반 입성(?)을 위해 재심사 요구는 물론 개인 비용을 들여가며 사적 IQ 테스트를 받게 하는 부모들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유층 밀집 지역의 학부모나 자녀의 프라이드에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들 중에는 자녀가 영재반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별도로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에게 개인 비용을 들여 가며 지능검사를 받게 하기도 한다.

주 교육부는 교육구가 지정한 심리학자의 테스트 결과외에도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심리학자들의 테스트 결과를 인정해주고 있다.

플로리다주 평균 영재반 숫자로 보면 1백명 학생중 4명이 영재반 학생이다.

사실 미국 부모들도 자신의 자녀가 영재반에 속해 있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신문이나 교육 관련 잡지등에는 자신의 자녀가 영재반에 들어가지 못한 것을 자신은 물론 자녀도 매우 자존심 상해 한다 는 글들이 종종 올라온다.

영재반 IQ상한선 130정도

저소득층·이민자가정엔 별도의 혜택

사실 미국에서 영재반 학생을 가리는 지능 지수 IQ 상한선은 130정도이다.

그러나 플로리다주를 포함해 대부분 주에서는 예외 케이스를 두고 있으며, 그 대상은 주로 저소득층과 영어가 익숙치 않은 이민자 가정 자녀에 적용되고 있다.

이는 문화와 언어 또한 지능지수 테스트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체험을 하지 못하며 자란 저소득층, 독특한 언어 환경속에서 자란 소수민족 자녀들에게 어느정도 인센티브를 적용시키자는 취지이다.

사실 플로리다주 영재반 학생들의 인종 구성 비율을 보면 아시안 학생들의 비율이 백인은 물론 타 민족에 비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아시안 학생들의 지능이 월등하다고 우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시아 출신 부모들의 교육열로 말미암아 자녀들은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웬만한 수준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특히 수학면에서 월등함을 보이는 까닭도 작용하고 있다.

수학에 대체로 약한 미국 학생들 틈 속에서 아시안 학생들의 수학능력은 교사의 눈에 쉽게 띌 정도로 높아 위에 서술한 인센티브의 혜택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지능은 10년마다 3포인트정도 올라

그러나 앞으로는 미국에서 영재아 판별 기준이 좀더 강화될 전망이다.

'세상은 자꾸만 진보된다' 라는 '플린 이펙트(Flynn Effect)'에 따라 지능지수 테스트도 일정기간을 두고 업데이트 되기 때문.

뉴질랜드 학자인 플린에 따르면 매 10년마다 사람들의 지능은 3포인트 이상 오른 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같은 결과가 영양섭취 개선과 교육 그리고 테크놀로지 향상에 따른 것이라 보고 있다.

올해 새로 나올 지능테스트는 따라서 수년 전 IQ테스트에서 137정도를 기록했어야 130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현재 자녀가 영재반에 속해 있는 부모들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자라나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겨줄 전망이다.

플로리다 영재 네트 워크 멤버 중 샤리 어셀씨는 올랜도 센티널지 16일자 '영재아 테스트 기준 올린다' 라는 기사에서 영재 판별 지능테스트 수준 향상은 심리학자들의 호주머니를 불리게 만들 것 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영재반에 들여보내기 위해 만족할 만한 점수가 나올 때까지 여러명의 심리학자들을 오가며 많은 돈을 뿌리는 것을 보아 왔다. 고 전했다.

영재교육, 논란도 끊이지 않아

사설 심리학자들에게 지능 테스트를 받을 경우 그 비용은 1회 당 $600-$1,2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지능 테스트 수준이 높아져도 현재 영재반 수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즉 테스트 수준이 높아진다 는 뜻은 영재아들의 지능이 함께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 다는 것이다.

또 영재아들은 어떤 식이로든 숨겨질 수가 없으며, 저소득층과 영어가 주 언어가 아닌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갖가지 수능테스트나 교사의 판가름을 통해 특혜가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영재아 교육은 그 내용면이나 교육 행정면에서 미국내에서도 끊임없이 논란을 던져왔다.

가장 원론적인 것이라면 '모든 아이들은 각자 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 과 '지능지수가 과연 영재아의 절대적 판별 잣대인가' 등이다.

이로 인해 학습면에서 영재반을 운영하는 것처럼 예술이나 기타 다른 방면에서 영재를 키워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행정이 뒷받침 해주어야 하는 교육 시스템에서 이와 같은 이상 을 실현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또 영재아 관련 논란중에는 내부적 고민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

어렸을 때 영재반에 들어갔던 아이들 중 점차 상급학년이 될 수록 어떤 이유에서인지 영재반에 합당치 않는 학생들이 생겨나 영재반 클래스에 영재아가 아닌 학생들이 섞여있다 거나, 반대로 일반 클래스에 영재아가 묻혀있다 는 등이다.

또한 영재반은 학부모들 에겐 민감한 사항이기도 해 불필요한 과열을 불러 일으켜 앞서 거론한 문제들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자녀 학습열이 높은 학군 내에서는 영재반 학생과 일반 우수 학생들에게 똑같은 고급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이같은 현상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두드러짐을 보이고 있다. / 최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