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2003년 사이 25% 증가, 가장 높은 비율

지난 달 17일로 플로리다에서 홈스쿨링이 정식으로 합법화 된지 만 20년이 되었다. ‘홈스쿨링(homeschooling)’이란 자녀를 일반 학교에 보내지 않고 부모가 교사가 돼 가정에서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홈스쿨링은 가정에서 자녀의 개성, 흥미, 효율적인 학습방법 등을 고려해 부모와 학생이 교육과정, 학습 방법, 학습계획 등을 설정하고 실천하는 이른바 '자가학습'이다.

20년 전만해도 미국에는 약 10만명 정도의 홈스쿨링 학생이 있었으며, 이 중 플로리다주는 약 1천3백여명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4년에 이르러 홈스쿨링 학생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미 교육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 전국 홈스쿨링학생은 약 1백10만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홈스쿨링 행정단체는 드러나지 않는 학생들의 수를 합치면 아마도 170 만명에서 210만명네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홈스쿨링 약 4만7천여명

플로리다 역시 홈스쿨링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플로리다주 교육국 통계에 따르면 홈스쿨링은 1999년부터 2004년 사이에 25% 증가율을 기록, 지난 해 공식적인 숫자는 4만7천151명으로 집계됐다.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추산이다.

홈스쿨링이 처음 행해지던 때만 해도 대부분이 백인 크리스챤 가정이 었으나, 현재는 특정 종교 및 사회적 지위를 떠나 다양한 그룹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미국내 홈스쿨링 학생들은 정부보조로 운영되는 챠터스쿨이나 바우처 프로그램 학생들의 숫자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

사실 홈스쿨링에 대해 정확한 통계를 낸다는 것은 무리이다. 플로리다 주정부는 홈스쿨링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홈스쿨링을 받고 있는 학생들의 정확한 숫자를 계산하는 것 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전에 비해 많은 부모들이 점차 홈스쿨링을 선택하고 있으며 주정부에서 사설 기관으로 인정하고 있는 교육보조 기관에 자녀를 등록시키고 있다.

여기서 교육보조 기관이란 각 지역에서 홈스쿨링에 대한 정보나 교육 자료등을 제공하고, 수학이나 과학처럼 학부모들이 가리키기에 부담스러 과목에 대해서는 교과 커리큘럼과 학습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주정부는 보조기관을 통하지 않고 집에서만 교육을 받고 있는 홈스쿨링 학생들을 사립학교 학생으로 구분해 놓고 있다.

이처럼 홈스쿨링 학생들은 체계적인 시스템하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가 곤란한 면이 있다.

홈스쿨링 활성화로 커리큘럼 다양해져

2003년 미 교육센터 통계에 따르면 홈스쿨링 가정의 31%는 홈스쿨링을 선택한 이유로 학교환경에 대한 불만족을 꼽았다. 또 30%는 종교적인 이유를, 16%는 공립학교의 교육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홈스쿨링이 백인 크리스챤 중산층 가정에서 점차 폭넓은 지지를 받으면서 홈스쿨링 학습방법도 다양해 지고 있다.

예를 들면 '왈도프 학습' 은 인류발전사와 세계사를 동일하게 놓고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제공하는가 하면, '언스쿨링' 은 아동들의 흥미와 실제 경험을 중시하고 이에 맞는 교육 커리큘럼을 제시한다.

교과서 회사들도 홈스쿨링 학생들을 위한 책을 발행하고 있으며 반즈 앤 노블과 같은 책방 체인점에서는 홈스쿨링 학생에게 디스카운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 박물관과 극장들은 홈스쿨 데이를 별도로 마련하고 인터넷 사이트들은 견학에서 부터 상담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8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자녀들은 집이나 교회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인구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나서서 교육시스템을 제정했고 '교육 의무화' 를 시켜나가면서 홈스쿨링은 급속도로 감소했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 사회규범을 거부하는 히피족들과 성경을 가르치지 않는 공교육에 불만을 품게된 일부 크리스챤 가정으로 인해 다시 홈스쿨링이 표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홈스쿨링은 계속 증가, 최근엔 더더욱 활성화 되고 있지만 사실 대다수 일반인들은 홈스쿨링에 대해 아직도 양면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다.

사회성 부족, 아동학대등 문제점도

지난 2001년 갤럽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41%는 홈스쿨링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아직도 홈스쿨링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이 상존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1980년대 들어 홈스쿨링이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자 교육국측에서는 홈스쿨링에 대한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홈스쿨링 학생들이 사회성이 부족해 지기 쉽고 부적절한 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동학대가 발생하기 쉽고 문제가 은폐되어지기 쉽다는 점을 꼬집었다.

또 홈스쿨링 학생들의 성적이 일반학생들에 비해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것은 잘못된 것이라 지적한다. 주정부 표준화 시험은 모든 공립학교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치뤄야 하지만 홈스쿨링 학생들은 선택적으로 치루기 때문에 이들의 평균치를 대조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것.

그러나 해를 거듭할 수록 홈스쿨링은 증가일로에 있다. 주정부조차도 교육국 웹사이트에 홈스쿨링을 위한 다양한 자료들을 제공하는 등 점차 홈스쿨링에 대해 긍정적이 되어 가고 있다.

또 예전에 비해 많은 대학들이 홈스쿨링 학생들에 대한 입학허가 규정을 별도로 마련하고 이들을 신입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플로리다 대학들은 대입사정시 홈스쿨링 학생들에게 학교 성적표 대신 학생의 공부 성과를 기록한 서류철을 제출케 하고 있다. 또 부모외 타인이 작성한 추천서와 SAT 수능점수를 요구하고 있다. / 최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