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만화 박정희' 출간…'박사모', 대응 만화책 내기로

민족문제연구소와 뉴스툰(전국시사만화 작가모임), 도서출판 '시대의 창'이 공동 기획해 제작한 '만화 박정희'가 5.16 군사쿠데타 44주년을 맞는 16일 출간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두 권짜리로 나온 만화는 박 전 대통령의 출생에서 만주군관학교 시절, 5ㆍ16 군사쿠데타, 유신을 비롯해 10ㆍ26에 이르는 일생을 통해 그의 친일행각과 군부독재 실상을 다루는 등 비판적 내용을 담고 있어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아왔다.

이날 오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는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김성실 '시대의 창' 대표, 집필과 그림을 맡은 만화가 백무현, 박순찬 씨, 장준하 선생 장남 장호권 씨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임헌영 소장은 연합뉴스에 "지금은 악마와 천사도 구분 못하는 가치혼란의 시대 라며 우리 민족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인물에 대해 국민들이 냉철하게 판단하는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책을 내게 됐다"며 기획 취지를 밝혔다.

'만화 박정희'가 이처럼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그동안 금기시돼왔던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들을 비판적 시각에서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만화에는 그가 '진충보국 멸사봉공'이라는 혈서를 쓰고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했던 과정과 군관학교를 수석 졸업하며 "목숨을 바쳐 사쿠라와 같이 훌륭하게 죽겠다"고 선서하는 모습도 묘사됐다.

또 "조센진 토벌에 나간다"는 명령에 벽력같은 목소리로 "요오시(좋다)!"라고 했다는 재미언론인 문명자 씨의 증언 내용이나 대통령 재직 당시의 여성편력, 김형욱 실종사건, 이승복 사건 등에 대한 의혹도 다루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 유가족들의 소송 제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집필을 맡은 백무현 씨는 "책 출간과 관련해 하루에 2-30통씩 항의 전화를 받고 있지만 어떠한 정치적 목적도 없었고 내용의 사실 여부도 제2권 뒤에 참고 문헌을 실었다. 사실에 근거해 쓴 만큼 역사적 진실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다면 국민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은 14-15일 충북 충주호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민족문제연구소의 '만화 박정희'가 '박근혜 죽이기'의 일환이라고 보고 이에 대응하는 '인간 박정희' 만화를 출판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