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코딘, 옥시콘틴 등 처방 진통제가 '타겟'

최근 미 유통업체 타겟이 자사 매장 약품 진열대에서 환각제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했다. 대신 이들 약품은 처방실에서 구입하게 한다는 것. 이는 최근 미 청소년 환각제 남용에 관한 보고서가 나오고 난 뒤 취해진 조치이다.

청소년 대상 마약추방을 위한 비영리 단체 '미 마약퇴치 파트너쉽(PDPA)' 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 5명중 1명이 환각 효과를 위해 일반 감기약은 물론 처방 진통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처방약들은 '바이코딘(Vicodin)'이나 '옥시콘틴(OxyContin) '등으로 청소년들은 주로 부모 약장을 통해 이들 진통제를 얻고 있는 것.

AP통신이 지난 22일자에 보고한바에 따르면, 제 17회 PDPA 연례보고서는 2004년 한해동안 미 청소년들은 엑스터시와 같은 환각제 보다는 다양한 진통제들을 환각제로 사용했다며 이들 청소년들을 'Rx(처방약) 세대' 로 지칭하기도 했다.

진통제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것은 바이코딘으로 미 청소년 18%에 해당하는 430만여명의 청소년이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옥시콘틴과 주의력 결핍증치료제 '리탈린(Ritalin)' 등도 청소년 10명중 1명이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는 지난 해 7,300여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오차 범위는 ±1.5%이다.

한편 지난해 미시간대 통계에서 는 미 청소년들사이에서 옥시콘틴 사용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터시 국내 반입감소가 진통제 사용 증가에 한 몫

이처럼 처방 진통제가 청소년들의 흥분제로 쓰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 약제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지난 22일자에서 처방약 사용 증가 는 엑스터시 감소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엑스터시는 1990년대부터 청소년들 사이에서 가장 널리 사용돼 왔다.

청소년들은 레이브 파티에 가 귀청을 찢는 메탈 음악속에서 밤새도록 어울려 춤추기 위해 흥분 및 환각을 야기시키는 엑스터시를 복용, 사회문제가 됐으나 비밀리에 유통되는 엑스터시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엑스터시를 복용한 청소년들 중에서 뇌손상을 당하거나 죽음에 이르는 케이스들이 등장하자, 이에 대한 위험성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다소 진지하게 홍보되면서 엑스터시 사용이 줄기 시작했다.

또 9.11 이후 더욱 철저해진 공항검색으로 인해 해외, 특히 유럽으로 부터 엑스터시 유입량이 감소했고, 공급이 줄자 가격이 높아져 정제 한 알당 15-30불 정도까지 치솟게 됐다. 결국 청소년들은 위험하면서도 비싸기까지 한 엑스터시 대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진통제로 눈을 돌리게 된 것.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실은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 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마약의 위험성 만큼이나 처방약의 부작용도 매우 심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타겟이 진열대에서 감기약을 철거한다는 발표를 하게 된 것은 올해 처음으로 처방 진통제 뿐 아니라 비처방약에 대한 조사도 실시됐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 해 한해 동안 청소년의 9%가 감기약을 환각 혹은 각성제로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청소년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인터넷에서 비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를 찾아 진통 처방약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도 밝혀졌다.

부모, 마약 알아야 예방한다

사실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는 환각제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마리화나는 '팟(Pot)' 이라 흔히 불리며 아직도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종류이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들의 마리화나 사용은 2003년 42%에서 2004년엔 37%로 떨어졌다. 그러나 마약중에선 여전히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흡입제는 일상생활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가솔린, 접착제 등이 이용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흡입제가 사람의 뇌나 신경을 손상시킨다는 경고가 한동안 쏟아지기도 했으나 요즘 청소년들에겐 이같은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

메탐페타민은 냄새가 없는 무색 결정 또는 백색 결정성 분말로 '크리스탈 메스' 혹은 '스피드' 라고도 불린다. 불법조제업체들이 시중의 일부 감기약을 이용해 메탐페타민을 만들어 내고 있어 미국에서는 이들 감기약 판매에 대한 제재조치를 연방정부 차원에서 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 / 최정희 기자